합동수사본부 선장·항해사·조타수 등 3명 영장 청구

특별취재팀 =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사흘째인 18일 잠수요원들이 지속적으로 선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잠수요원은 이날 오후 3시 38분 배의 2층 화물칸 문을 열고 진입했으나 14분 뒤 가이드 라인이 끊어지면서 물 밖으로 나왔다.

들어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화물로 가득해 더는 진입하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잠수요원들은 이날 10차례 이상 선체 진입을 시도했지만 강한 조류 탓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잠수요원 21명은 오후 7시부터 학생들이 가장 많이 머물렀을 것으로 보이는 3층 선실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해경은 이에 앞선 오전 11시 19분 조타실로 추정되는 선체 안에 19㎜ 호스를 연결하는 데 성공해 공기를 주입했다.

전날 하루에만 시신 16구를 인양한 해경은 동원 가능한 선박과 헬기를 모두 투입해 이날 시신 3구를 추가로 인양했다.

현재까지 전체 승선원 475명 가운데 28명이 숨지고 268명은 실종, 179명은 구조된 것으로 집계됐다.

경비함정 108척, 민간어선과 관공선 61척, 크레인 4대, 잠수요원 등 구조대원 535명이 투입됐다고 해경은 밝혔다.

◇ 선장·항해사·조타수 등 승무원 3명 영장
진도 여객선 침몰사건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와 3급 항해사, 조타수 등 승무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본부는 이씨에 대해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상 도주선박의 선장 또는 승무원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했다.

2013년 7월 신설된 조항으로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다.

이씨는 형법상 유기치사,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수사본부는 항해사 등 2명에 대해서는 업무상과실치사, 수난구호법 위반,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이 발부되면 수사본부는 최장 30일간 구속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수사본부는 침몰원인과 관련해 "변침이 유일한 원인인지 선박 유지·관리상 하자가 있었는지 여러 측면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윤 수사본부장은 "대검과 해경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침몰사고와 관련한 의혹이 해소되도록 엄정히 수사하고 그 대상과 범위를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조 과정의 문제점이 없는지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 해상 크레인 4대 도착…인양계획 수립 착수
해상 크레인이 현장에 속속 도착하면서 해경 등은 인양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옥포3600호(3천200t), 설악호(2천t) 등 2대는 현장과 4~5㎞ 떨어진 진도 관매도 인근에서 대기 중이며 살코 1천200호(1천200t)는 목포에서 현장으로 접근하고 있다.

삼성2호(3천350t)도 이날 오후 현장에 도착했다.

세월호를 얹어 이동할 수 있도록 바다 위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한 플로팅 독(Floating Dock)도 투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선박을 인양한다는 것은 구조되지 못한 승객들의 생환을 기다리는 가족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어 인양에 바로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고, 이 경우 선체 내부에 공기가 찬 공간 이른바 에어포켓으로 해수가 밀려들어 생존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기상 상황·지형 파악, 크레인 정비·점검을 하고 있으며 크레인 투입 시기가 확정되면 선체에 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잠수부를 통한 선체 내부 진입이 계속 어려울 경우 크레인 3대로 선체를 살짝 들어 올려 진입 공간을 마련한 뒤 수색과 '에어 호스'(선체에 공기 주입) 작업을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군(軍) 현장구조지원본부는 침몰한 여객선이 부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리프트 백(공기주머니)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리프트 백 1개를 선체에 걸어놓았으며 추가로 35t급 리프트 백을 25개까지 설치해 배가 더 가라앉는 것을 방지할 방침이다.

◇ 세월호 완전히 잠겨…비통한 팽목항
구조 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동안 세월호는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물 밖으로 노출된 뱃머리 일부까지 완전히 잠겼다.

전날 16구 등 시신 인양이 늘어남에 따라 팽목항 서편에는 '임시 시신 안치소'도 설치됐다.

이곳은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는 임시 막사와 300m가량 떨어졌다.

그동안 시신이 수습되면 인근 병원에 분산 안치돼 사망자 확인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사망자 신원이 뒤바뀌는 일도 있어 유족들의 거센 항의가 잇따랐다.

당국은 임시 안치소가 설치되면 사고 해역에서 수습된 시신을 먼저 이곳으로 옮긴 뒤 가족들의 협조를 받아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구조 활동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팽목항 현장은 초조해진 실종자 가족들의 통곡이 이어져 비통함으로 가득 찼다.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실종자 가족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현장 상황실을 떠나지 않기로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당분간 서해지방 해양경찰청에 상주하며 구조·수색상황을 직접 챙기고 부처 간 조율도 할 예정이다.

(진도=연합뉴스)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