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가 13일 전국 85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서울 73개, 지역 12개 중·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은 약 10만 명의 취업준비생들로 붐볐다. 통상 SSAT 응사자는 지원자의 70~90% 수준으로 해마다 차이가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다.

삼성 관계자는 "보통 다른 대기업과 필기시험 날짜가 겹칠 때는 응시율이 낮게 나타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아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연초 논란이 됐던 삼성그룹의 채용제도 개선 시도가 무산된 뒤 치러지는 첫 시험이라 관심을 끌었다.

삼성그룹은 SSAT 과열 양상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서류전형 부활을 골자로 하는 채용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하지만 대학 총장의 추천을 받은 일부 지원자에겐 서류전형 없이 SSAT 응시 자격을 주는 '대학총장 추천제'가 논란이 되면서 개선안은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이번 상반기 삼성의 공채는 다시 이전 방식대로 SSAT와 면접만으로 진행된다. 다만 SSAT 내용이 전면 개편됐다.

단기 집중학습에 의한 효과를 배제하고 오랜 기간의 독서와 경험을 통해 종합적·논리적 사고 능력을 갖춘 인재가 고득점을 할 수 있게 내용이 개편됐다. 언어·수리·추리·상식 등 기존 4가지 평가 영역에 시각적 사고가 추가되고 상식 영역에선 인문학적 지식, 특히 역사와 관련된 문항이 확대됐다.

전체 문항 수는 175개에서 160개(500점 만점)로 줄었으나 시험 시간은 140분으로 변동 없이 유지됐다.

응시자들은 개편된 SSAT에 대해 "문제 유형이 많이 바뀌고 어려워져 당혹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SSAT를 두 번째 봤다는 김모씨(25)는 "문제 유형이 완전히 싹 바뀌었다"며 "지난해 봤던 SSAT와 너무 많이 달라서 당혹스러웠고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지원한 권모씨(27)는 "가장 어려웠던 건 이번에 새로 생긴 시각적 사고 영역이었다"며 "수리와 직무상식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직무상식에서 한국사와 세계사 문제 비중이 높아졌다"고 했다.

언어영역은 암기력 문제가 사라지는 대신 독해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늘었고, 수리영역은 통계 문제의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삼성그룹은 올 상반기 4000∼5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반기 합치면 9000명 정도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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