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선재판매사업자(MVNO)로 구성된 알뜰폰사업자협회가 이동통신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알뜰폰 사업 의사를 밝힌 LG유플러스의 시장 진출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이다.

10일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KMVNO)는 성명을 내고 자회사를 통한 이통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KMVNO는 이통사가 자회사를 앞세워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시장이 이통 자회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통사 자회사가 시장에 진출하면 전체적으로는 알뜰폰 가입자가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모기업을 등에 업은 자회사가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를 통해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사업자는 가입자 이탈 등에 따른 투자 위험 상승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통사들이 자회사를 시장 점유율 방어 수단이나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KMVNO는 LG유플러스 외 다른 대기업의 추가 진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미 가입자 수에 비해 사업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이어서 대기업들이 추가 진입하면 사업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KMVNO는 "이통사의 자회사를 통한 알뜰폰 시장 진출은 정부의 도입 취지와 활성화 취지에 어긋나며 현 체제에서도 저렴한 요금제 출시나 요금 인하가 가능한데도 자회사를 통해 굳이 요금인하를 추진하겠다는 배경이나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KMVNO는 이미 시장에 진출한 이통 자회사도 자진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텔링크를 통해 지난해부터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KMVNO는 또 정부가 이통사의 우회적인 시장 진입에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고 진입 금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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