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보조금 경쟁으로 영업정지 징계를 받은 이동통신사들이 5일을 기준으로 '선수 교체'를 한다.

지난달 13일부터 영업정지 상태였던 LG유플러스가 5일부터 영업을 재개하고, 반대로 이 기간 영업활동을 한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시작된다.

LG유플러스는 26일까지 영업한 뒤 다시 27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추가 정지된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첫번째 영업정지가 끝나는 다음달 5일부터 다시 영업할 수 있다.

이처럼 이통사들의 영업정지 기간이 엇갈리는 것은 정부의 '2개 사업자 영업정지, 1개 사업자 영업' 방식 징계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과거 순환 영업정지 기간에 시장이 오히려 과열 양상을 나타낸 점을 고려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

LG유플러스와 같은 날 영업정지가 시작된 KT는 다음달 27일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

한편 SK텔레콤이 나홀로 영업활동을 한 지난 3월13일 이후 이통시장은 안정을 되찾은 모양새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21일간 전체 번호이동건수는 12만4천249건.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5천916건으로, 지난 1월의 3만4천267건, 2월 4만1천47건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통사의 영업정지 기간에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일부 알뜰폰(MVNO) 사업자의 보조금 과다 지급과 일선 유통망에서의 보조금 지급 시도 등의 불법행위가 포착되기도 했으나 정부의 엄단 의지에 곧 수그러들었다.

대신 이통사간 경쟁이 보조금에서 서비스와 상품 위주로 옮겨가는 긍정적인 모습도 나타났다.

이통 3사는 지난 2일 스마트폰에서 무선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앞다퉈 내놨다.

또 멤버십 혜택 확대, 결합상품 할인혜택 강화 등 소비자를 중심의 혜택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에 앞서서는 이통 3사가 불법 보조금으로 혼탁한 이동통신 시장을 안정화하고자 위반 행위를 자율적으로 제재하는 '공동 시장감시단'을 꾸리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선수 교체가 이뤄지는 5일 이후에도 이런 시장 안정 추세가 계속될지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선수 교체 이후에도 현재의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반복적 위반 사업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서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은 지난달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영업정지 기간에도 보조금 경쟁을 하면 징역 3년 이하, 1억5천만원 이하 벌금 등 CEO의 거취와 기업에 직결되는 엄벌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