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우려에 "비전통적인 수단도 동원 가능"
ECB 기준금리 5개월째 0.25% 동결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물가상승률 추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에도 별다른 부양책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비전통적인 수단 등을 동원해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처하겠다면서 양적완화 조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동결한 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0.5%로 추가로 하락함에 따라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운 것에 대한 시장 구두 개입으로 풀이된다.

드라기 총재는 "중장기적인 유로존 물가상승률 전망은 `2.0%에 근접하는 수준'인 ECB의 목표 선상에 확고하게 고정돼 있다"면서 "4월 물가상승률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저물가가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면 "위임받은 권한 안에서 모든 비전통적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집행이사회가 만장일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예금금리 인하, 고정금리 전액할당방식(fixed rate with full allotment), 양적완화(QE)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로존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경제 전망을 둘러싼 위험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세계 금융시장과 신흥 시장의 추이 및 지정학적인 위험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CB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고 나서 5개월째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갔으며, 이날 0.00%인 하루짜리 예금금리와 0.75%인 한계대출금리도 제자리로 묶었다.

(베를린연합뉴스) 박창욱 특파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