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산재 감소…대형 사고 여파로 건설업 사망자 늘어

정년퇴직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노동시장에 뛰어든 장년층이 산업재해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3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대부분 연령대에서 재해 피해자가 감소했으나 55세 이상 장년층은 전년보다 9.26%(2천696명) 증가한 3만1천816명이 피해를 봤다.

25∼39세는 8.54% 줄어든 1만8천857명, 40∼54세는 3.46% 감소한 3만7천660명이 재해를 당했고 25세 미만 근로자는 산재 피해자가 3천491명으로 0.4% 줄었다.

고용노동부는 "장년층이 정년퇴직 후 노동시장에 재진입해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서 재해 발생 위험에 크게 노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총 재해자 수는 9만1천824명으로 전년 9만2천256명보다 432명 감소했으나 재해율은 0.59%로 2012년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사고 사망자 수는 2012년 1천134명에서 지난해 1천9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제조업은 사망자 수가 284명으로 전년보다 15.5% 감소한 반면 건설업은 516명으로 11.9% 늘었다.

노량진 수몰사고와 방화동 접속교량 상판 전도 사고, 삼성엔지니어링 물탱크 파열사고, SK 남북항연결도로공사 사고 등 대형 사고가 이어지면서 건설업 사망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사망 사고 유형은 추락이 32%로 가장 많았고 끼임(11.9%), 교통사고(8.8%), 부딪힘(7.8%) 등이 뒤를 이었다.

질병으로 말미암은 재해도 7천627명으로 전년 7천472명보다 2.1%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업무적 요인과 개인 질병 등 업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작업관련성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업관련성 질병 중 근골격계 질환이 119명 늘어난 5천446명, 뇌심혈관계 질환은 105명 증가한 68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 삼성전자 불산누출 사고, 현대제철 공장 아르곤 가스 누출 사고 등 대형 화학사고가 일어나면서 재해자 수가 증가하다가 하반기에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고용노동부는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는 건설 재해를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며 "특히 사내하도급에서 발생하는 재해를 줄이도록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