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 오리 등 가금육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1일 발표한 ‘2월 농림축산식품 수출’에 따르면 가금육류 수출액은 전년 동월 340만달러에서 60만달러로 80.9% 줄었다. 같은 기간 수출물량도 2900t에서 200t으로 93.9% 급감했다. 가금육 수출이 크게 줄면서 전체 신선농식품의 1~2월 누적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지난 1월16일 국내에서 발생한 AI로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박종민 농식품부 수출진흥팀장은 “가금육류의 수출은 AI 발생 이후 꾸준히 줄고 있는 추세”라며 “신선육뿐만 아니라 삼계탕 같은 열처리 식품 수출액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AI가 발생하면 국제수역사무국(OIE)에 통보되고 그 즉시 닭·오리 신선육 수출이 중단된다. 청정국 지위를 다시 얻을 때까지 최소 5개월가량은 꼼짝없이 수출길이 막힌다. 삼계탕 등 열가공 식품의 경우 수출 제한 품목은 아니지만 일본과 대만 같은 주요 수입국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닭·오리고기 수출 물량은 2만2000t, 금액으론 4130만달러였다. 업계에선 AI 확산이 멈춰 AI 청정국 지위를 되찾는다고 해도 1000만달러 이상의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2월 한 달에만 300만달러 가까운 피해가 났다”며 “AI 지속기간이 길어지면 피해액이 2000만달러를 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닭고기 수출협의회를 활성화하고 해외 판촉 지원을 늘리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공식품을 포함한 전체 농림축산식품 수출은 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조제분유(44.1%), 음료(31.0%), 유자차(15.5%) 등의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