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배우 고아성(21). 직접 만난 그녀는 역할에 깊이 몰입한 듯 보였다. 촬영 내내 집에 돌아와 울기도 했다는 고아성은 개봉을 앞두고 다시 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게 되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연기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고아성은 조용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자신과 영화에 대해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우아한 거짓말`은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김향기)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과 언니 만지(고아성), 그리고 친구 화연(김유정)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고아성은 영화에서 남 일, 내 일 모두 신경 안 쓰는 시크한 언니 만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 ‘우아한 거짓말’ 한 번 거절했던 이유?



영화는 왕따, 친구와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진부한 소재지만 악인도 의인도 없다. 자극적이지 않다. 고아성은 은근하게 문제들을 건드린 점이 ‘우아한 거짓말’의 매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아성은 ‘우아한 거짓말’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학교 도서관에 있을 때 알게 됐다. 그래서 바로 원작 소설 ‘우아한 거짓말’을 읽었다. 너무 좋았기에 시나리오도 무척 기대됐다고. 하지만 고아성은 시나리오를 한 번 거절했다. `동생을 잃는 역할을 연기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시나리오를 읽고 한 번 거절했어요. 물론 경험이 있어야만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는 기분, 영화 속에서 동생을 잃는 건데 자신이 없었어요. 조심스러운 부분이고 그래서 거절했어요. 그런데 그 후 일주일동안 꿈을 꿨어요. 제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 스스로 안타까웠나 봐요. 매일 꿈을 꿨어요. 언니나 엄마가 죽거나 친구가 죽는다거나 사람을 잃는 꿈이요. 너무 자세하고 생생한 꿈을 꿨어요. 또 서점에서 우연히 책을 들었는데 롤랑바르트의 ‘애도의 일기’라는 책이었어요. 제가 다시 연락하게 만든 결정적 요소였죠. 사람을 잃는다는 상실감에 대해서 저도 간접적으로 크게 와 닿는 글들이 있어서 감독님께 연락하게 됐어요.”



처음 거절하고 겪은 일주일이 만지를 준비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 그리고 이한 감독의 조언들도 도움이 됐다고. 극중 동생을 잃은 상실감에 함몰되지 않도록 해줬던 것. 고아성은 “절대 슬픈 영화가 아니고 즐거워야 한다. 아무리 슬퍼도 언제나 슬플 순 없다. 즐거움은 공존한다”라는 감독의 말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욕심이 많았다고. 하지만 스스로의 기대만큼 자신의 연기가 잘 나오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언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흘린 김희애를 보면서 자극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 제가 제일 못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배우도 힘들어하고 불안해해요. 김희애 선배도 그런 말씀을 한다는 게 저로서는 큰 자극이 되기도 했어요. 김희애 선배님은 처음부터 김희애 선배였죠. 멋있고 우아한 선배님, 그렇게 느껴졌어요. 특히 김희애 선배님도 아역시절이 있었잖아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오신 건 저한테는 너무 감사한 일이기도 해요.”







◆ 실제성격? 만지처럼 쿨하지는 못해요



고아성은 촬영하는 동안 정말로 동생이 죽은 느낌이 들어 집에 돌아오면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고. 아직 ‘우아한 거짓말’의 만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는 고아성은 영화를 보면서 불현듯 학창시절 조용하게 말없이 앉아있던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말 한 마디라도 건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그렇다면 고아성의 학교생활은 어땠을까?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그래서 결석이 안됐어요. 또 부모님이 워낙 공부를 열심히 시켜서 방학 때만 촬영하고 학교를 빠지는 일은 없었어요. 실제 성격이요? 웃음이 많고 한 번 웃으면 끝이 없어요. 사실 그래서 예능프로그램에 못 나갈 것 같아요. 너무 웃어서 방청객이 될 것 같아요.(웃음) 실제성격은 만지처럼 쿨하지는 못하고 개인의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쉴 때는 영화를 많이 본단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시’. 하지만 왜 좋은지 설명을 못하겠다고. 영화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즐겨본다. 특히 블랙코미디를 좋아한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유머코드가 이상하다고 해서 연기하기가 조심스럽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화를 여러 번 다시 보는 재미에 빠졌다고.



“영화광이예요. 많이 보려고 하고 최근 건 거의 다 본건 것 같아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겨울 왕국’을 봤어요. 또 여러 번 보는 것에 재미가 들렸어요. 영화 보는 건 원래 좋아했고 제가 작품 선택에 있어서 의존하는 게 엄마인데 엄마가 영화를 많이 보기도 하고 좋아하세요. 예술영화도 좋아하고 휴일에는 엄마랑 둘이서 영화를 봐요.”



◆ 오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우리는 배우 고아성을 생각할 때 영화 ‘괴물’을 빼놓을 수가 없다. 고아성은 영화 ‘괴물’에 출연한 것이 좋지만 동시에 첫 영화로 ‘괴물’을 만난 건 슬픈 일인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로 일생일대의 기회가 너무 일찍 찾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기도 하다고. 또 영화 ‘설국열차’를 통해 최근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한 고아성은 너무나 좋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베를린 영화제는 정말 좋았어요. 칸 영화제도 그랬어요. 행운은 감사한지 모를 때 찾아오잖아요. 베를린 영화제나 칸 영화제를 꿈으로 삼는 배우들도 있어요. 그런데 전 두 영화제 모두 참석할 수 있었어요. 그런 점들이 좋으면서도 부담스러워요. 제가 불안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어요. 결과에 비해 성장하지 못할까봐 걱정돼요. 전 좋은 환경에서 대단한 배우들과 좋은 감독님과 촬영했어요. 흥행성적도 그렇고 사람들이 다 아는데 그만큼 좋은 배우가 되지 못할까봐 걱정돼요.”



사람들은 고아성에게 언제 성인연기에 도전할 것인지, 이미지 변신을 계획 중인지 물어본다. 고아성은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싶지 않다. 전략적으로 한다는 것도 부자연스럽고 나이에 맞게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 사람들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다. 당장 성인연기를 하는 것보다 천천히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고아성은 영화를 선택할 때 주로 캐릭터를 보고 선택한다고.



“연기를 할 때 데이터도 필요하고 철저하게 준비해가지만 시나리오 선택은 감으로 해요. 아직은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보다는 캐릭터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지, 잘 어울리는지를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이요? 평소에 누구랑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지는 않아요. 마음을 비우고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에 들면 출연해요.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앞으로는 많이 하고 싶어요. 이번에 이한 감독님이 ‘너무 가리지 말고 다작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많이 가리는 편은 아니에요. 앞으로 다양하게 할 생각이에요.”



2004년 KBS2 어린이 드라마 ‘울라불라 블루짱’을 시작으로 배우로 데뷔한 고아성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다. 아역배우로 시작, 20대가 된 고아성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배우로 오래 활동하고 싶다고.



“10대 때는 재능이 많은 사람들이 부러웠어요. 하지만 이제는 30~40년 시계를 수리한 분들처럼 한 분야에서 마스터인 분들을 더 동경하게 됐어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보다 그런 분들을 존경하게 됐어요. 저도 오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굴곡은 있으니까. 경험이 많은 때가 와도 힘들 것은 분명해요. 힘들 건 이미 알고 있고 그래도 오래 하고 싶어요.“(사진=퍼스트룩)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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