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와 봄 이사철에 따른 주택 매수세 확대가 맞물리면서 잠실주공5단지 개포주공1단지 등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예정 단지의 매매가는 최근 보름 새 3000만~4000만원 뛰었다. 매수 문의가 늘면서 중개업소들도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주택시장 회복 움직임이 중소형 빌딩및 오피스텔 등 월세수익형 부동산과 토지시장에도 전달되면서 온기가 돌고 있다. 100억원 안팎의 중소형 빌딩 매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형 빌딩보다 경기 상황에 덜 민감한 데다 자녀 증여용으로 적당해서다. 황종선 알코리아 사장은 “상반기 빌딩 거래량은 작년 하반기(1조6881억원)보다 7% 정도 늘어난 1조8000억원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억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소형 오피스텔 매매도 증가세다. 은퇴한 베이비부머의 투자가 늘고 있어서다. 올해 15조원대의 토지보상금(신도시·도로 건설 등 정부사업 보상금)이 풀리는 토지시장도 세종시 등 노른자위 지역을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간 장기 침체에 빠졌던 부동산시장에 모처럼 주택·비주택 부문 간 ‘동반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가 시장은 여전히 냉랭하다. 신규 상가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아 투자자의 관심이 낮은 탓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시장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 부채와 내수경기 부진 등 걸림돌이 많아 본격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