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회복기 철저히 준비"…유럽부터 달려간 정몽구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유럽을 선택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의 회복세에 맞춰 생산과 판매 전략을 가다듬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유럽 4개국에 있는 현대·기아차 공장과 판매법인, 연구소 등을 방문하기 위해 4일 오전 전용기 편으로 출국했다. 그는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현지공장을 비롯해 4곳에 들르는데 (현지)상황이 어떤지 살펴보러 간다”고 말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유럽 판매 전망에 대해서는 “유럽에서는 (신형 제네시스와 같은) 4륜 구동차가 드문 편”이라며 판매 전략을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현대차는 오는 6~7월께 유럽에 신형 제네시스를 선보이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달 말 국내에 첫선을 보일 신형 쏘나타(LF)의 판매에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확신에 찬 어조로 “그렇다”고 했다.

정 회장의 유럽 방문 일정은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과 현대차 체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을 집중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씨드, 벤가, 스포티지R 등을 만들고 체코 공장은 i30, 투싼ix, ix20 등을 생산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와 판매법인에서 판매 전략을 논의하는 계획도 잡혀 있다.

정 회장은 이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찾을 예정이다. 러시아 현지에서 3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의 전략 차종 쏠라리스(한국명 액센트)와 기아차 리오(프라이드)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판매 확대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유럽을 찾은 것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5개월 만이다. 거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을 제쳐두고 유럽을 올해 첫 행선지로 정한 것은 유럽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서유럽 자동차 시장이 작년보다 1.2% 증가한 1305만6000대, 동유럽 시장은 6.3% 늘어난 546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시장을 합하면 북미에 버금가는 규모가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작년 10월 유럽을 찾아 시장 회복기를 철저히 준비하라고 당부했다”며 “이번 방문은 준비 상황을 체크하고 전략을 재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