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매매가가 저점을 찍었던 2012년 말에 비해 최고 30%까지 올랐다.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며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풀며 호가가 크게 올라서다. 다만 이런 현상이 사업성이 좋은 강남권에만 한정돼 강남과 비강남 간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건축 규제완화 약발…강남만 '들썩' 강북 '냉랭'
2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 말 3.3㎡당 2968만원이던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는 지난해 말 3006만원으로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2009년 말 3596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0년 3492만원, 2011년 3391만원으로 떨어지다가 2012년 말 최저치를 찍었다.

개별 단지별로 보면 오름세는 더욱 뚜렷하다. 서울 반포주공 1단지 전용 107㎡는 2012년 말 평균 19억원에서 24일 현재 최고 23억원까지 올랐다. 이 아파트 전용 84㎡형 역시 같은 기간 16억원에서 17억6000만원으로 1억6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송파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 5단지 역시 전용 76㎡형이 같은 기간 9억원에서 11억5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 올랐다.

반면 강남 이외의 지역은 ‘온기’를 느낄 수 없다. 지난주 강북구, 서대문구, 종로구, 성동구 등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3~0.13%가량 떨어졌다. 아현동 사랑공인 관계자는 “강북권은 철저하게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지역”이라며 “정책의 영향권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강남과 같은 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에 머무는 훈풍이 시장 전반으로 퍼지는 것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규제 완화 등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지만 강북 등 다른 지역의 아파트는 아직 매수 수요가 많지 않다”며 “강남발 훈풍의 파급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