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 경제가 구조 개혁 없이 엔화 약세에 의존한다면 회복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호주를 방문 중인 현 부총리는 21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하면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고 기재부가 22일 전했다.

현 부총리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전세계적 회의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며 "강력한 엔저 정책이 일본을 장기 침체에서 조금 끌어올릴 순 있겠지만, 구조 개혁이 수행되지 않는 한 회복이 지속적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방하고, 한국처럼 구조 개혁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베노믹스가 '통화 완화'와 '재정 지출'이라는 두 개의 화살만 써왔으니 이제 '구조 개혁'이라는 세번째 화살을 꺼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엔화 약세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현 부총리는 "만약 일본의 통화 약세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아시아 경제에 특히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그렇게까지 부정적이진 않지만, 부정적인 영향은 확대되고 한국 수출엔 더욱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현 부총리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이후 한국 시장은 다른 아시아 신흥국과는 달리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상수지 흑자와 풍부한 외환보유고 등이 다른 신흥국과의 차별화를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charg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