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국내 최대 민간 천문테마파크 건립

엄춘보 한일철강 명예회장이 7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6세.
1919년 3월19일 평안북도 용천 출신의 고인은 중국에서 다롄중을 졸업하고 만주전신전화㈜, 상해스탠다드 석유회사에서 근무하고서 한국으로 돌아와 1957년 한일철강을 창업했다.

고인은 작년 12월 회장 자리를 둘째 아들인 엄정헌 한일철강 사장에게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한일철강은 관계사로 하이스틸, 한영강재, 중국 강음한일강철유한공사를 두고 있으며 연간 총매출액은 약 5천억원이다.

2002년 펴낸 자서전의 제목이 '월월화수목금금'일 정도로 주말에도 공장을 돌아다니며 경영에 전념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고인은 자서전 머리말에서 "수십 년간 기업 경영을 해오다 보니 우리가 선진국이 되지 못한 것은 투철하지 못한 정신력에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며 "한일철강의 사훈으로 삼은 성실, 근면, 인화, 창의의 정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인은 2007년에 경기도 양주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테마파크인 송암스페이스센터를 세웠다.

이 시설은 해발 440m의 개명산 형제봉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천문대 본관과 산 아래에 지상 2층 규모의 스페이스센터로 구성돼 있다.

33인승 케이블카와 국내 최초로 개발된 구경 600㎜급 리치-크레티앙(Ritchey-Chretian) 반사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고인은 개관 당시 "천문관측시설을 만들어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과학지식과 더불어 우주 속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게끔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갑(개인사업)·정헌(한일철강 회장)·정근(하이스틸 사장)·정호(동아대 국문학과 교수)씨, 딸 정희(의사)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0일 낮 12시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