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의 '쌍용號' 해외공사 잇단 계약 유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쌍용건설이 공사계약이 해지될 위기에 놓였던 3조원 규모의 18개 해외 건설현장에 대한 시공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법정관리 조기 졸업 가능성도 높아졌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이 시공 중인 해외공사 발주처들과 계약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발주처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업체와 계약을 유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건설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사진)이 최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 정부와 민간 발주처 고위 관계자를 만나 계약 해지 없이 시공을 계속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 등 현지 발주처들도 쌍용건설이 건설 공사를 완료하는 것이 서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기존 시공권을 유지하는 것에 동의했다. 일부 발주처는 해당 현장에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공사비 지급 횟수도 월 두 차례로 늘려주기로 했다.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추가 인센티브 제공도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쌍용건설이 지난해 싱가포르 정부 발주 공사 전체 현장평가에서 1위에 선정될 정도로 우수한 실적을 쌓으며 발주처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크아웃 실패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총 2조원 규모의 7개 공사를 수행 중이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은 쌍용건설의 회생절차를 개시키로 하고 김 회장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에서 진행 중인 현장과 발주처도 방문할 계획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