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JOB 인터뷰 결산] 삼성·현대차 10만명씩 지원…은행권 채용 '반토막'…소셜 전형…
2013년은 대졸 취업시장에 매서운 칼바람이 분 한 해였다. 치솟은 경쟁률에 기업들은 자기PR·길거리 캐스팅 등 보다 다양한 채용전형을 도입해 원하는 인재를 뽑으려고 했다. 한국경제신문의 취업포털 ‘한경잡앤스토리’가 다사다난했던 ‘2013 대졸 취업시장’을 분석, 10대 뉴스를 추려봤다.

○취준생 30%, 삼성·현대차 지원

올 하반기 삼성·현대자동차그룹 대졸 공채에 각각 10만명이 넘는 입사 지원자가 몰렸다. 올해 4년제 대학 졸업생이 32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3명 중 1명이 삼성과 현대차에 지원한 것이다.

○4월7일·10월19일 ‘A매치데이’

올 4월7일 재계의 ‘맞수’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처음으로 같은 날 인적성 시험을 치렀다. 예전에는 늘 삼성이 현대차보다 먼저 시험일을 잡곤 했다. 10월19일에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금융공기업 6곳의 ‘빅매치’도 이어졌다.

○‘탈스펙’ 열린채용 바람

[2013 JOB 인터뷰 결산] 삼성·현대차 10만명씩 지원…은행권 채용 '반토막'…소셜 전형…
올해는 기업들의 탈스펙 바람이 유독 거셌다. 현대차가 처음 도입한 자기PR 전형을 SK 두산 KT 기업은행 현대모비스 등이 잇따라 도입했다. 이는 지원자의 스펙을 전혀 보지 않고 오로지 열정, 끼, 직무에 대한 준비성 등을 통해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줬다.

○은행권 채용 반토막

수익성 악화로 은행들이 잇따라 신규채용을 줄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400명을 뽑았으나 올 상반기엔 230명으로,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400명에서 200명으로 줄이는 등 신규채용 규모가 반토막났다. 하반기엔 입사 경쟁률이 100 대 1에 육박하면서 면접 결시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인적성 폐지…인적성 시험 변경

한화그룹은 올 상반기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인적성검사를 전면 폐지했다. 삼성은 상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서 인성검사를 분리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상황판단력검사 파트를 아예 없앴다.

○‘소셜 리크루팅’ 도입


공공기관 채용에도 ‘소셜 리크루팅’이라는 이름의 ‘탈(脫)스펙’ 바람이 불었다. 도입 첫해인 올해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남동발전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이 각각 고졸 57명, 대졸 5명을 선발했다.

○면접 복장 자율화

기업의 채용방식이 한결 부드러워지면서 면접 복장도 격식에서 벗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LG유플러스는 올 하반기 신입사원 면접복장 자율화를 선언하고 정장 대신 지원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복장을 입도록 했다. 이노션 롯데 포스코 한화갤러리아 등도 캐주얼 면접을 마련했다.

○취업학원 성행

취업 전문학원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서울 강남의 한 학원이 개설한 이른바 ‘삼성반 면접특강’은 하루에 4시간씩 8시간에 30만원으로, 1시간에 4만원 꼴이었지만, 강의장은 수강생으로 가득했다.

○취업시장에 인문학 열풍

올해는 인문학 붐이 뜨거웠다. 삼성은 올초 SCSA 전형을 통해 매년 인문대 출신 인력 400여명을 소프트웨어 직군에 배치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KB국민은행에 이어 자기소개서에 인문학 서적 감상문을 적도록 했다.

○취업시장 신조어

취업이 연일 이슈화되면서 취업과 관련된 신조어도 쏟아졌다. 그중 ‘취업8스펙’은 연일 화제가 됐다. 기존 학벌학점토익어학연수자격증 등 5대 스펙에 이어 봉사와 인턴경험, 수상경력이 추가된 것을 이르는 단어로 더욱 까다로워진 서류전형을 반영하고 있다.

하반기에 개봉한 영화 ‘관상’ 열풍과 함께 ‘취업관상’이라는 단어도 주목받았다.

이도희 한국경제 매거진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