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태광그룹 2000억 수혈…케이블TV M&A 전쟁 뛰어드나

마켓인사이트 12월30일 오후 2시1분

‘은둔의 기업’이란 평을 받아온 태광그룹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PE와 손잡고 미디어 시장 공략에 나선다. 가입자수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확대될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 대비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 산하 케이블TV 방송사(MSO)인 티브로드홀딩스는 IMM에 총 2000억원 규모로 구주와 신주를 매각(발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 티브로드홀딩스는 내년 2월25일 IMM을 대상으로 1000억원의 전환우선주를 발행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도 조만간 티브로드 지분 약 10%를 1000억원에 IMM에 매각할 예정이다.

송인준 IMM 대표는 사외이사 자격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태광과 IMM은 이르면 2016년 회사를 상장(IPO)하기로 내부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태광이 IMM을 경영 파트너로 끌어들인 1차 목적은 ‘투명 경영’을 대내외에 알리려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수적인 경영을 해 온 태광은 그동안 자본시장이나 펀드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이 공모 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마지막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 약 15년 전(1999년 2월)”이라며 “PEF와 거래한 사례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3월 심재혁 태광산업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가 바뀌었다. 기존 경영행태와 달리 미래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좇는 쪽으로 경영 전략이 바뀌는 분위기다. 심 부회장은 이상윤 사장과 티브로드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세무당국과의 증여세 소송에서 패소, 거액의 세금을 물게 된 것도 PEF와 손을 잡게 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1996년 이임용 전 회장이 작고하면서 물려준 태광산업 주식을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가 2012년 460억원의 증여세를 부과받았다. 세무당국을 대상으로 소송을 냈지만, 지난 6월 패소했다. 이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4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태광과 IMM은 최근 방송법 시행령 개정 이후 유료 방송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투자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IMM 관계자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CJ헬로비전, 티브로드, C&M 등 케이블 3사가 유료 방송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다 결국 ‘빅3’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은 경쟁사인 CJ그룹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콘텐츠 사업도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내년엔 알뜰폰 사업도 시작하기로 했다. 가격조건만 맞으면 케이블TV 3위업체인 C&M 인수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26일 케이블TV업체의 가입자 한도를 490만 가구에서 780만 가구로 확대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CJ헬로비전(가입자 393만명), 티브로드(333만명) 등 대형 케이블 업체들이 M&A를 통해 덩치를 불릴 가능성이 커졌다.

IMM은 2000년 흥국생명으로부터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투자를 받아 성과를 내면서 태광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이마트, 노벨리스코리아 등 대기업 소수 지분에 투자, 경영을 투명하게 만들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