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지열발전소 '순항'
30일 가로·세로 10m, 높이 60m의 시추장비가 세워져 있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시추 작업이 한창인 이곳의 시추장비에서는 뜨거운 수증기가 계속 뿜어져 나왔다. 아시아권 최초로 비화산 지대의 심부(深部) 지열을 이용해 1000~15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5㎿급 지열발전소(사진)가 건설되고 있는 현장이다.

포항시는 지열에너지 탐사개발 전문업체인 넥스지오(대표 윤운상)가 공사 착수 1년여 만에 단일 시추공으로는 국내 최고 깊이인 4127m까지 굴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이 사업은 넥스지오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스코 등 7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국비와 민자 등 모두 433억원이 들어간다.

핵심 기술은 지하 약 5㎞까지 시추해 생긴 주입정에 물을 주입한 뒤 지열에 의해 가열된 인공 지열수를 다른 시추공(생산정)을 통해 지표로 끌어올려 터빈을 돌리는 ‘인공지열 저류층 생성기술(EGS)’이다. 이 기술은 비화산 지대인 유럽 선진국 중심으로 상용화되고 있다.

넥스지오는 1단계로 주입정에서 지열수 온도와 유량을 정밀 관측해 충분한 지열 자원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면 내년부터 2기의 생산정 시추에 들어가기로 했다.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량의 물을 주입할 저류층 공간도 확보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지열수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지상 플랜트를 2015년까지 건설,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시는 앞으로 지열을 이용한 영농단지 조성과 온천 개발 등을 통해 국내 최대 친환경 지열에너지 도시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