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육아휴직 대상 아동 연령을 만 6세 이하에서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로 상향하는 내용의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육아휴직 대상 자녀 연령 기준을 이렇게 확대하는 데 따른 추가 재정 소요는 34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도 육아휴직 신청자는 올해보다 5861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환노위는 또 현재 주당 68시간인 법정 최장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시간 단축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내년 2월로 처리를 연기했다. 상당수 기업이 근로시간 축소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법원이 1심과 2심에서 ‘현행 근로기준법상으로도 법정 근로시간이 52시간’이라고 판단한 사건의 대법원 최종 판결이 이르면 내달 나올 예정이어서 법 개정 없이 근로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기업 규모에 따라 2018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있지만 대법원 판단은 유예기간 없이 즉시 적용되기 때문에 기업이 지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근로기준법은 1주일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정하고 연장근로를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1주일이 주중 5일인지 주말을 포함한 7일인지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주말을 별도 근로로 보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라 주 68시간 근로(주중 40시간+연장 12시간+주말 16시간)를 하고 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지난 10월 당정 협의를 통해 내놓은 개정안은 법정 근로시간을 줄이되 기업 부담을 고려해 300명 이상 사업장은 2016년, 30~299명은 2017년, 30명 미만은 2018년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하고 노사가 합의하면 1년에 6개월까지 주당 60시간 근로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개정안에 대해 중소기업계 등은 인력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홍영표 환노위 야당 간사는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한 뒤 논의하기로 했다”며 “2월 국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상임위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원이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된다’고 판단하면 주말 16시간 근로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지고 즉시 법정 근로시간이 단축된다. 이 때문에 고용부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 유예기간을 두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국회가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진짜 기업을 위하는 길은 조속히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노위는 또 쌍둥이 이상을 출산한 여성에게는 출산휴가를 30일 늘려 120일까지 보장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이와 연계한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통과시켜 쌍둥이 이상 출산 휴가 급여 지급 기간을 60일에서 75일로 늘려 가정의 육아 부담을 완화했다.

강현우/손성태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