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1주년 앞둔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열린 헤르나니 코엘류 다 실바 주한 동티모르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선 1주년 앞둔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열린 헤르나니 코엘류 다 실바 주한 동티모르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직자·당 지도부와 오만찬 빼고 기념행사 없어
캠프출신 당직자들 "집권 첫해 아쉬움·기대 교차"


12월19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해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2007년에 이어 대권 재수 끝에 당선된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인데다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부녀(父女) 대통령에 오른 날인 만큼 박 대통령으로서는 1주년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겠지만, 청와대의 분위기는 사뭇 차분한 편이다.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대선 1주년 당일 중앙당 및 시·도당 사무처 전 직원, 당협위원회 사무국장 등 당직자 6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이혜훈·심재철·정우택·유기준·한기호·유수택 최고위원과 만찬이 예정돼 있다.

이들 오·만찬은 1주년을 맞아 치르는 행사고, 참가 인원규모도 제법 큰 편이지만 왁자지껄한 자축연이 아니라 송년회 성격이 더 강하고, 오찬의 경우 그동안 묵묵히 일해온 당직자들을 격려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대선 승리 1주년 기념행사는 사실상 없는 셈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처럼 '특별할 것도 없는 1주년'은 박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승리 경험이 많지만 매번 떠들썩하고 요란하게 자축하지 않고 '자제 모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에 입성한 대선캠프 출신 직원들 사이에서도 형성돼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일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이 이렇게 하는데 우리가 떠들썩하게 보낼 수는 없지 않으냐"며 "북한 상황이 위중하고 철도파업이 이어지는 등 사회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은 것도 조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조력자로서 집권 첫해에 대해 "정말 1년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1년을 되돌아보면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한다"고 회고하면서 아쉬움과 각오를 털어놓았다.

한 인사는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나 국민대통합을 주창했지만 아직 완성에 이르지 못한 것처럼 보이고 복지공약과 개혁 추진도 다소 지지부진한 것처럼 보인다"며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관료나 전문가 위주로 정책이 진행되다 보니 개혁이 더딘 측면이 없지않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다른 인사는 "하지만 대통령 스타일이 꾸준히 하는 스타일이고 국민행복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고 공약의 초심도 그대로인 것 같다"며 "결국 임기 마지막에는 성과가 나오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또 다른 행정관도 "정권 초에 요란하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하는 게 없었는데 그렇게 했던 다른 정권을 보면 임기 말에 아무것도 남은 게 없지 않았느냐"며 "더디기는 하지만 지금 이런 방식으로 5년을 지나보면 전체적인 국정 패러다임도 좀 바뀔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본적으로는 이런 방식으로 가면서 조금씩 정책의 체감도를 높여줄 필요는 있다"며 "어떻게 보면 그것이 우리의 의무가 되는 것이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 핵심인사는 "장성택 처형이후 북한 정세가 크게 변하고 있는데 박 대통령의 임기중에 한반도 지형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정부는 북한의 변화와 나아가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 역사적 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