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과 고의적 법정관리 신청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현재현(64) 동양그룹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1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1시43분께 현 회장을 소환해 계열사 회사채와 CP를 발행하면서 채무 변제가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 지배구조를 유지할 목적으로 CP 발행을 계획한 건 아닌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현 회장은 지난 16일에도 검찰에 출석해 17일 새벽까지 16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그는 CP 발행 당시 상환 능력과 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그룹이 발행한 CP를 샀다가 피해를 본 투자자 20여 명은 검찰청사 앞에서 '현재현을 구속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피해자들은 욕설과 함께 현 회장에게 달려들다가 제지하는 방호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검찰은 경제 여건이 악화하자 현 회장이 그룹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계열사를 통해 CP와 회사채를 대량 발행하도록 지시·계획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동양그룹이 오너 일가의 재산을 투입하는 대신 CP 등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조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허위사실을 근거로 CP를 판매하도록 독려한 사실이 있는지, 불완전 판매 실태를 알았거나 지시했는지도 조사했다.

검찰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정진석(56) 전 동양증권 사장과 김철(39)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 등 계열사 고위 임원들의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도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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