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의 규제 및 진입장벽을 낮춰 경쟁과 혁신을 유도하고 금융한류 출범을 도모하는 박근혜 정부의 금융 청사진인 '금융비전'이 발표됐다.

한국 금융업의 내실을 다지고 가치를 제고, 현재 25~28위에 머무르고 있는 산업 경쟁력 순위를 앞으로 5년 내 20위권 안으로 끌어올리고 10년 후에는 15위권 내로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이를 위해 금융업종별로 경쟁을 제한하는 진입·영업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100세 시대에 맞춘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국민들의 노후 설계와 건강보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증시 진입 문턱을 낮춰 유망기업의 기업공개를 활성화하고 한국형 사모펀드 규율체계를 확립해 금융 한류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금융비전)'을 발표했다.

이에 금융권의 경쟁 촉진, 실물경제와의 융합 성장, 소비자 보호란 세가지 과제(3C)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9가지 핵심추진 목표를 제시했다.

9개 목표로는 금융권 유효경쟁환경 조성, 100세 시대 신금융수요 창출, 금융업 외연확대(금융한류), 기술·지식재산금융 활성화, 자본시장의 역동성 제고, 기업금융 서비스역량 혁신,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시장의 안정기반 확립,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 제고를 꼽았다.

금융위는 우선 금융업종별로 유효경쟁 환경을 조성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무의 경우는 상품에 따라 48개로 과도하게 세분화된 현행 인허가 단위를 유사성 높은 기준으로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금융사의 인가도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나 앞으로는 금융사가 요청하고 요건에 맞을 경우 대단위 원스톱 인가도 허용된다.

여전업(카드업 제외)의 경우 할부금융, 리스, 신기술로 나뉜 칸막이식 인가 기준을 하나로 통합, 기업금융 특화기관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실물과 연계된 금융지원의 활성화를 노린 것.

보험업은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업 참여를 허용해 신수익원 확보와 국내 의료관광 활성화 지원을 도모한다.

이와 함께 금융권 인수·합병(M&A)을 촉진하고, 소비자의 금융사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경쟁 및 특화생존의 금융환경이 조성된다. M&A 추진 증권사에 대한 영업인가 요건이 우대되고 연결 회계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도입으로 M&A를 활성화 여건을 마련한다는 것.

고객이 은행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 사항이 별도 신청 없이 자동이전되는 은행 계좌이동제도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금융회사로부터 독립된 금융상품자문업도 도입한다.

또한 100세 시대를 맞아 종합연금포털 구축, 현물급부 보험 허용, 개인연금 장기간 유지 시 수수료 할인, 퇴직연금의 5000만원 예금자 보호한도 보장, 확정기간 지급형 주택연금 상품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과도하게 엄격한 증시 진입문턱도 낮아진다. 코스닥 상장사의 상장 질적심사 항목을 절반으로 줄이고, 주식분산요건 일반 주주수 요건을 1000명에서 700명으로 줄이는 등 요건이 완화된다. 이와 함께 대형 우량기업 상장심사기간은 절반으로 단축되는 신속상장제도(패스트 트랙) 제도가 도입된다.

한국형 사모펀드 규율 체계도 통합해 단순·명료화한다는 설명이다. 일반사모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PEF), 기업재무안정 PEF 등으로 다기화된 현행 사모펀드 유형을 운용목적에 맞게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와 경영참여형 PEF로 분류한다는 것. 설립 규제도 사전 등록 방식에서 사후 보고 방식으로 개편한다.

아울러 금융권의 신시장 개척에 장애요인이 되는 규제를 개선해 금융한류를 도모할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은행이 지주사 형태의 해외 현지 금융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지주사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회사 지분 의무보유비율도 현행 50%에서 낮아진다.

현행 신설 해외점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유예기간도 연장된다. 현행 유예기간은 은행 1년·보험 2년이지만 각각 3년, 5년으로 늘어나는 것. 국내 은행 해외지점의 업무 범위도 현지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추가적으로 투자일임업 등 업무를 영위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금융위 측은 "이번 금융비전은 한국 경제의 차세대 유망 서비스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첫 걸음이자 새 정부의 금융업 청사진이란 의미를 가진다"며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이 현재 7.0%에서 5년 후 8.5%, 10년 후에는 10.0%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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