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회원제 골프장이었던 충주 금강센테리움CC가 지난달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했다. 이곳은 영국풍의 골프장을 추구해 코스 곳곳에 항아리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한은구 기자
6년간 회원제 골프장이었던 충주 금강센테리움CC가 지난달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했다. 이곳은 영국풍의 골프장을 추구해 코스 곳곳에 항아리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한은구 기자
충북 충주시 노은면에 있는 ‘금강센테리움CC’(27홀)는 골퍼들에게 그리 지명도가 높은 곳이 아니다. 지난 6년간 회원제 골프장으로 운영해오면서 철저하게 회원들만 받다보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센테리움은 지난달 14일 퍼블릭(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하면서 일반인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퍼블릭 전환과 함께 1900억원가량의 입회금 전액을 500명의 회원에게 모두 반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회원제 골프장 가운데 2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한꺼번에 돌려주고 퍼블릭으로 전환한 사례는 이곳이 처음이다. 입회금을 반환할 때 일부 회원이 거부해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최근 무료 인터넷(www.centeriumcc.com) 회원에 가입한 골퍼들이 이곳을 다녀온 뒤 입소문이 나고 있다. 회원권 값이 10억원에 달했던 명문 골프장이라 코스, 시설, 관리 등 모든 것이 수준급이다.

○‘항아리 벙커’ 탈출 기분 짜릿

이곳의 특색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 코스 이름에서 드러난다. 세계 100대 코스 설계가인 로버트 헌트에게 영국풍의 골프장을 그대로 옮겨달라고 주문했다. 양잔디를 심었고 클럽하우스도 유럽풍이다. 영국 골프장 특유의 항아리 벙커는 이곳의 명물이다. 코스 곳곳에 즐비한 항아리 벙커는 골퍼들의 발목을 잡기 일쑤다. 벙커 벽이 수직으로 돼 있어 탈출이 쉽지 않다. 벙커 턱 아래로 공이 떨어지면 벌타를 받고 벙커 내에 드롭을 하거나 벙커 뒤로 꺼내야 한다. 코스가 어려워 회원제 골프장 시절 일부 항아리 벙커의 턱을 낮춘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2년마다 점검 차원에서 코스를 찾아오는 설계자 헌트가 이를 발견하고 클럽하우스에 붙어 있는 인증서를 떼어 가져가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원래 상태로 되돌려놔야 했다.

요즘 캐디들은 코스를 처음 방문한 손님에게 공략법을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다. 코스가 어려워 캐디들이 다른 골프장으로 자주 옮겨가자 이를 막기 위해 캐디 비용을 12만원으로 가장 빨리 올리기도 했다. 캐디들은 “무슨 코스가 이리 어렵냐, 다시는 안 온다”고 화를 냈던 손님이 얼마 후 다시 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고 한다.

○잉글랜드 코스가 가장 어려워

3개 코스 중 가장 어려운 곳은 잉글랜드 코스다. 대체적으로 길어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 3번홀(파4)은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내기 힘들다.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홀로 한쪽은 낭떠러지고 한쪽은 해저드다. 6번홀(파5)은 100m 지점까지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 티샷이 미스나면 반드시 ‘4온’ 작전으로 가야 한다.

스코틀랜드 코스는 잉글랜드보다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이 보여 그나마 낫지만 역시 쉽지 않다. 3번홀은 오르막 파4홀로 400m가 넘어 사실상 ‘2온’이 안 된다. 어프로치샷을 할 때 그린이 안 보여 핀 위치를 계속 확인하면서 가야 한다. 9번홀(파5)은 페어웨이와 그린이 해저드로 둘러싸여 있다. 두 번째 샷은 아일랜드 페어웨이, 세 번째 샷은 아일랜드 그린을 향해 공략한다.

웨일스 코스는 마지막 3개홀이 까다롭다. 7번홀(파4)은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구기 어렵다. 180m를 넘어가야 하는데 4명 중 2명은 계곡에 빠진다. 게다가 그린 앞이 전부 해저드다. 8번홀(파5)은 티샷이 오른쪽으로 가면 두 번째 샷이 어렵다. 그린 주변에 해저드 등 장애물이 많다. 9번홀(파4)은 가운데가 벙커 밭이다. 두 번째 샷이 거의 벙커에 빠진다.

○다양한 할인 상품 인기

퍼블릭으로 전환한 뒤 다양한 할인 상품도 마음껏 내놓고 있다. 내달 9일부터 동계 할인에 들어가 인터넷 회원은 그린피와 카트비를 합쳐 주중 7만원, 주말 9만원에 라운드할 수 있다. 정상 그린피를 50% 할인한 가격에 카트비까지 더해 부담을 대폭 낮췄다.

1박2일 36홀 패키지 상품도 있다. 할인 혜택이 부여된 500만원, 1600만원, 4000만원짜리 선불카드도 팔고 있다. 서평택~충주 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주말에 막히는 경부, 중부고속도로를 피할 수 있다. 문의 (043)849-7000

충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