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기획사기 아니다"…검찰 "구본엽 부사장도 가담"

기업어음(CP)을 사기로 발행한 혐의를 받는 LIG그룹 총수 일가 3부자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부는 매주 한차례 공판을 열어 심리를 최대한 빨리 마칠 계획이다.

지난 9월 1심에서 구자원(78) 회장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맏아들 구본상(43) LIG넥스원 부회장과 함께 수감된 상태다.

5일 서울고법 형사5부(김기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오너 일가의 기획사기 사건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피해를 계속 변제할 계획인 점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다수의 피해자가 막대한 손해를 봤다는 이유로 1심의 양형이 다소 과하게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구본상 부회장은 재벌들의 경제범죄에 대한 최근의 엄벌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꽤 무거운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구본엽(41) 전 LIG건설 부사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구본엽 전 부사장이 재무부서를 포함한 모든 사업부문을 관할했고 각종 사내 회의의 필수 참석 대상이었다"며 "인사나 홍보 등 특정 부문만 담당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고령에도 이례적으로 법정구속된 구자원 회장은 아들 구본상 부회장과 함께 하늘색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았다.

재판부는 26일부터 매주 한 차례 공판을 열기로 했다.

심리는 내년 1월께 끝날 것으로 보인다.

3부자는 과거 LIG건설 인수 과정에서 담보로 제공한 다른 계열사 주식을 회수하기 위해 LIG건설이 부도 직전인 사실을 알고도 2천151억여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