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마음의 바다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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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눈부신 푸른색이다. 어찌나 밝은지 그림을 보기 전에 선글라스라도 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기보다는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는 푸르름이다. 화가는 겨우 한 뼘의 땅과 한 조각의 구름을 묘사했을 뿐인데 관객의 마음에 들어오는 것은 무한한 마음의 기쁨이다. 작품의 진가는 화면을 가득 채운 대상과 묘사의 정교함에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화가는 여 보란 듯 보여준다. 그것은 구상을 통해 도달한 추상화와 다름없다.
‘바다-크림반도’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의 주인공은 러시아 화가 아르힙 쿠인지(1841~1910)다.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에서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섯 살 때 맞이한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릴 적부터 생활전선에 내몰린 그는 일거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전전했다. 그런 모멸의 생활 속에서도 화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아카데미를 거쳐 마침내 화가로 출세한다.
쿠인지는 어려서부터 세상을 몸으로 먼저 마주해야 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위안을 준 것은 우크라이나의 자연이었다. 그의 풍경화는 자연과 나눈 마음의 대화다. 그것은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주는 어머니의 품이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바다-크림반도’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의 주인공은 러시아 화가 아르힙 쿠인지(1841~1910)다.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에서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섯 살 때 맞이한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릴 적부터 생활전선에 내몰린 그는 일거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전전했다. 그런 모멸의 생활 속에서도 화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아카데미를 거쳐 마침내 화가로 출세한다.
쿠인지는 어려서부터 세상을 몸으로 먼저 마주해야 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위안을 준 것은 우크라이나의 자연이었다. 그의 풍경화는 자연과 나눈 마음의 대화다. 그것은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주는 어머니의 품이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