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국채선물, 둘째의 설움?
국채선물시장 ‘3형제’ 중 유독 5년물 국채선물시장만 소외되고 있다. 국고채 단기물 헤지(위험분산) 수요는 3년물 국채선물에, 장기물 헤지 수요는 10년물 국채선물에 집중되면서 중간에 낀 5년물 국채선물에서는 투자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2월 5년물 국채선물시장 존폐를 검토할 계획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5년물 국채선물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0.074계약이다. 지난 3월 15계약이 거래된 것을 제외하면 거래 실적이 없다. 같은 기간 3년물 국채선물과 10년물 국채선물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각각 11만7881계약, 4만9577계약이었다.

전문가들은 3년물 10년물 중심의 국내 국고채시장 구조 때문에 5년물 국채선물이 설 자리를 잃었다고 분석했다. 박혁수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시장의 국고채 평균 회수기간이 3.5년 정도여서 대부분의 헤지 수요는 3년물 국채선물에 몰린다”며 “선물시장에 활발히 참여하는 외국인들의 국고채 5년물 투자 수요가 3년물이나 10년물보다 적은 것도 시장 침체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5년물 투자자들은 금리스와프(IRS) 포지션을 통해 헤지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5년물 국채선물시장이 활기를 띠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3년물 국채선물 바스켓(기준채권)에 5년물도 넣고 있기 때문에 국고채 5년물 투자자들은 3년물 국채선물을 통해 헤지할 수 있다”며 “10년물 국채선물의 활성화에 성공했기 때문에 오는 12월 5년물 국채선물 시장을 없앨지 유지할지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