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개장 '불발'…연내 개장 쉽지 않을 듯
공항 측, 기존 운영자인 롯데에 연말까지 운영 연장 요청

신세계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내달 1일부터 5년 동안의 김해공항 내 면세점 운영권을 따냈지만 개장은 미뤄지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기존 운영자인 롯데면세점은 이달 26일 까지만 영업하고, 새 사업자인 신세계면세점이 내달 1일 개장을 해야한다.

신세계가 예정된 날짜에 개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공항공사는 롯데에 올 연말까지 두 달 더 연장 운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따라서 12월까진 롯데가 계속 운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아직 임대차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운영권을 따낸 업체는 낙찰 후 10일 이내에 임차 신청을 하고, 이후 정식 계약인 임대차계약을 한다.

업계는 임대차계약 후 개장까지 걸리는 시기가 통상 2∼3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연내 개장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본계약 체결 지연 원인으로는 과다한 입찰 금액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입찰 당시 제시한 임대료가 과도하기 때문에 개장을 연기하고 사업을 보다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7월 김해공항 면세점 DF1 구역 운영권 입찰에서 신세계는 연 임대료로 최고액인 641억원을 써내 롯데, 신라, DFS를 물리치는데 성공했다.

당시 롯데는 약 400억원, 신라는 롯데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경쟁사보다 200여억원(60%)이나 높게 불러 업계를 놀라게했다.

게다가 신세계가 따낸 DF1 구역은 면적이 651㎡로, 면세점 전체(1천85㎡)의 60% 수준이다.

일부 구역을 운영하는 신세계가 지불해야할 임대료가 전체 운영권을 가졌던 롯데의 현 임대료(625억원) 보다도 많다.

게다가 공항면세점은 비싼 임대료 때문에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여서 신세계의 결정은 '파격'으로 읽혔다.

김해공항 기존 운영자 롯데의 경우 매해 200억원대 적자를 내다가 올해 가까스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은 입점업체 세 곳(롯데·신라·관광공사)모두 적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 탄탄한 신세계로서도 높은 임대료에 따른 적자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임대료 관련 협상이나 영업면적 확대 등 추가 논의로 본계약 체결이 늦춰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개장이 늦춰진 것은 맞다.

개장시기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며 "인테리어 등 개장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면세점은 김해공항 입점에 어렵게 성공한 만큼 이를 발판삼아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작년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로 면세사업을 시작한 신세계는 국제공항인 김해공항 운영 경험을 토대로 인천공항과 해외 국제공항 운영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