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공휴일로 다시 지정된 한글날인 9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박람회 랜드마크인 호수정원을 줄지어 걷고 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제공
22년 만에 공휴일로 다시 지정된 한글날인 9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박람회 랜드마크인 호수정원을 줄지어 걷고 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제공
“태풍으로 전 직원이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는데 피해가 없어 다행입니다.” 태풍 ‘다나스’가 비켜간 9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강철웅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시설관리부장은 “비상근무로 가슴을 졸이다 새벽부터 지주목 등 안전시설 제거 작업을 했는데도 피곤한 줄 몰랐다”며 “태풍 때문에 9일 예정됐던 촛불소망기원 행사는 주말로 연기했지만 관람객 맞이에 지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22년 만에 공휴일로 지정된 한글날인 이날 박람회장은 청명한 가을 하늘과 선명해진 형형색색의 화초들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하루종일 붐볐다. 가족과 함께 박람회장을 찾아 한글축제 ‘흙물 그림그리기’에 참가한 박영돈 씨(47·대전)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해 즐겁다”고 말했다.

○이달 중국인 1만여명 다녀가

폐막 열하루를 남겨 놓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태풍이 비켜가면서 당초 목표였던 400만명 돌파에 청신호가 켜졌다. 9일 관람객 5만1000여명을 포함한 누적 관람객은 387만여명. 조직위는 14일께 400만번째 입장객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점수 홍보기획팀장은 “정원을 주제로 열린 국내 첫 박람회라는 점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다”며 “치밀한 관람객 수요예측을 토대로 행사를 철저하게 준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람회장은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1~7일)에 전세기와 크루즈선으로 1만여명의 중국인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외국인들의 인기 관광코스로 자리잡았다. 조직위는 이날까지 60여개국에서 외국인 관광객 14만여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중국인이 7만70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인이 8400여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전세기 170여편이 날아왔고 일본·중국에서 크루즈선이 19회 입항했다.

이처럼 성공한 요인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관 주도가 아닌 시민과 소통하면서 함께 만들어온 행사라는 점이다. 순천시는 박람회장 조성부터 운영까지 시민들이 적극 참여하게 함으로써 도심 전체를 행사장 지원시설처럼 만들었다. 하루 최대 10만여명이 박람회장을 찾은 날에도 도심교통이 막히지 않아 관람객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

특히 바가지 요금 없는 숙박, 친절한 음식점 등도 시민 스스로 참여해 이뤄낸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단 설립하고 내년 4월 재개장

순천시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폐막 후 일정 기간 직접 운영한 뒤 재단을 설립해 운영을 전담시킬 계획이다. 시는 또 박람회장을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순천시를 한국의 대표적인 정원도시로 육성하기로 했다. 재개장은 재단 설립과 박람회장을 재단장한 뒤 내년 4월께 할 방침이다.

박람회장은 정원박람회 지속 개최와 정원산업 육성, 순천만과 박람회장의 통합 운영 등에 맞춰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시체험 시설인 정원박물관을 건립하고 정원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정원문화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순천=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