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바우처 3만가구 시범사업에 236억원 지원
낙후된 도시를 살리는 도시재생사업, 저소득층 주거 지원, 행복주택 확대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시설을 확충하는 사업에 정부 투자가 크게 늘어난다. 공공·편의시설, 주거복지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도시재생·주택바우처(주거 보조금 지급) 등 국민 체감 효과가 높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의 SOC 투자는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토목사업에 집중돼 실생활 개선과는 관련이 적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저소득층 주거지원 사업과 대중교통망 확대 등을 통해 국민이 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생활 인프라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우선 노후화되는 도심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도시재생 선도(시범)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으로 243억원을 책정했다. 도시 교통 인프라 확충과 공공·편의시설 확대 등 주거지 인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골목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화거리 조성, 재래시장 개선 등도 이뤄진다.

주거가 불안한 저소득층을 위해 보조금 등을 주는 ‘주택바우처’ 제도도 추진한다. 내년 6~9월 총 3만가구를 대상으로 주택바우처 시범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23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내년 10월부터 본사업이 시작되면 보건복지부에 배정된 주거급여(7285억원) 가운데 2340억원이 국토부로 이관되고, 2015년부터는 연간 1조원가량이 주택바우처 예산으로 투입된다.

철도부지 등에 짓는 임대주택인 행복주택 사업 예산은 정부 출자와 국민주택기금 대출 등을 합해 총 9530억원이 배정됐다. 내년에 새로 지정할 4만6000가구와 올해 발표한 시범사업 1만가구의 건설 예산을 합한 규모다. 국토부는 행복주택의 가구당 건설비를 8976만원 수준으로 잡고 예산을 책정했다.

박상우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은 “앞으로 주민들이 삶의 질 향상을 느낄 수 있도록 도시재생·주택바우처 등 국민 체감형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방향성을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이 생활 개선을 느낄 수 있는 SOC 투자가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승헌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대규모 토목공사보다는 국민 체감형 SOC 투자를 통해 소규모 도시기반시설 건설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