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제1야당, 총리 후보로 지역경제 살린 모디 지명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인도 제1야당 인도인민당(BJP)은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주(州) 수상(사진)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친(親)기업 성향이자 친힌두파인 모디는 인도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인물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 추세는 BJP가 이끄는 야권연합이 의회당이 이끄는 현 연합정부를 약간 앞서고 있다.

모디는 1950년 구자라트에서 식품상인의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평범한 집안’ 출신이다. 현 의회당 대표인 소냐 간디나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한 그의 아들 라훌 간디 같은 정치 명문가 출신이 아니다.

20대부터 정치권에 뛰어든 모디는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 1987년 BJP의 구자라트 지방선거에서 선출직으로 출마하라는 당의 권유를 고사하고 전략가로 남았다. 그는 인종 간의 갈등을 적절히 이용하는 전략으로 BJP의 압승을 일궜다. 이를 계기로 모디는 BJP의 스타로 떠올랐다.

2001년부터 구자라트주 수상을 맡은 모디에게 2002년 최대의 정치적 사건이 터진다. 일명 ‘고드라 사건’. 구자라트주 동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에서 무슬림과 힌두교도의 충돌로 힌두교도 58명이 사망하자 모디는 “모든 힘은 반대 방향으로부터 같은 크기의 힘을 받는다”는 ‘뉴턴의 제3법칙’을 언급한다. 사실상 힌두교도들의 복수를 묵인한 것. 힌두교도들은 무슬림을 대량 학살했고 그는 방관했다.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아직 모디의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모디는 종교적 신념으로 포장된 이미지를 과감히 버렸다. 그는 경찰력을 동원해 정치인들의 비리를 감찰하는 극단적 방법으로 부패 척결에 나선다. 2007년 3선에 성공한 뒤에는 ‘모디는 비즈니스다’는 구호를 내걸고 대대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해 구자라트의 경제를 바꿔놓았다. 인도 신문인 인디안익스프레스의 세크하르 굽다 편집장은 “그는 흔한 사회주의 레토릭을 입에 달고 살지 않는 첫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