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반도체 공장이 4일 발생한 화재로 이틀 째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SK하이닉스 측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에는 큰 문제가 없어 조만간 조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세계 2위 D램 업체인 SK하이닉스에서 생산 차질이 생길 경우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SK하이닉스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 4일 오후 4시50분께 공장 2동 건물에서 장비설치 공사를 하던 중 발생했다. 다행히 서둘러 진화에 나서 1시간 반 만인 오후 5시20분께 불길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1명의 부상자가 나왔지만 상태는 경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우시시 안전감독국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하이닉스 반도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주변 기업들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2006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우시 공장은 중국 내 반도체 공장 가운데 생산량과 기술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월 평균 15만장의 웨이퍼를 생산, 이 웨이퍼로 만들어진 D램은 전 세계 생산량의 15%에 달한다. 생산량 중 PC용과 서버용 D램이 90%, 모바일용 D램은 10%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시 공장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전 세계 D램 공급에 차질이 생겨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화재 발생 이후 대만 현물시장에서는 딜러들이 D램 재고물량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생산 라인을 복구하는 데 짧게는 1~2주, 길게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1개월 생산차질에 따른 손실규모는 2000억원~최대 5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액이나 생산라인 재개 여부 등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내부적으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추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박성욱 대표이사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화재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현황, 공장 재가동 시기 등을 집중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에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32.7%), SK하이닉스(30.0%), 엘피다(15.2%), 마이크론(12.9%) 순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