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최고 2배로 상승 불구 물건 품귀…세입자 발 동동

입주 초기 역전세난 홍역을 치른 경기도 수원 일대 광교신도시 아파트들의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2일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한 광교신도시 중심지 센트럴타운에 위치한 동광오드카운티 149㎡형 아파트 전세는 최근 3억5천만∼3억8천만원에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대출금이 없는 중간 층수의 일부 아파트는 4억원대에도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월세도 보통 보증금 5천만원에 월 14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전·월세 가격은 지난해 2월 첫 입주 당시에 비해 최고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의 지난해 2월 전세가격은 보통 2억원대, 싼 물건은 1억6천만원에도 거래됐다.

또 월세는 대부분 보증금 2천에 월 100만원 안팎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이 아파트와 입주 시기가 비슷한 인근 삼성래미안의 비슷한 평형 아파트들도 이보다 다소 높거나 비슷한 가격에 전·월세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많게는 100%까지 오른 가격이다.

도청 신축예정 부지와 붙어 있는 에듀타운 내 힐스테이트아파트도 전세금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110㎡아파트가 2억6천∼3억2천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 아파트의 지난해 같은 시기 같은 평형 전세 가격은 2억원 안팎이었다.

월세 가격도 지난해 보증금 2천만원에 월 90만원 선에서 지금은 보증금 5천∼6천만원에 월 120만∼130만원 선으로 상승했다.

광교신도시 중심구역인 센트럴타운이나 에듀타운보다는 다소 덜하지만 다른 구역 아파트 전·월세 가격도 급등했다.

이같은 가격 상승에도 대부분 아파트단지에 전·월세 물건이 거의 나와 있지 않다.

일부 아파트 소유자들은 자고 나면 오르는 전·월세 가격 때문인지 포털사이트 등에 희망 가격을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아파트 물건 품귀로 인근 상가주택들의 전·월세 가격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는 것은 물론 물량 부족 사태까지 빚고 있다.

광교신도시 아파트들은 지난해 초부터 상당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해 전·월세 물건이 쏟아져나온데다가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거래가 되지 않아 한때 심각한 '역전세난'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 전세난이 확산되는 가운데 광교신도시의 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중개업자들은 보고 있다.

2년 임대차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둔 일부 아파트 세입자들은 계약 당시보다 수억원씩 오른 가격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 세입자는 "아파트 입주 초기에 계약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전세를 살았는데 요즘 너무 전세 가격이 올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에듀타운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 중개를 하려 해도 물건이 없다.

어떤 아파트 주인은 계약체결을 하는 자리에서 월세 보증금을 당초 제시한 가격보다 1천만원 올렸으나 물건이 없다 보니 세입자는 그대로 계약서에 서명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부에서 낮은 금리로 전세자금 대출을 해 준다면 월세 가구들이 전세로 전환하지 않겠느냐"며 "이러면 도청 신축부지 주변을 중심으로 광교신도시의 전·월세 물건 부족과 가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