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증권을 설립한 것은 1999년 말이다. 창립 14년 만에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자본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대형 증권회사 반열에 올라섰다. 자본금은 설립 당시 500억원에서 2094억원으로 늘었고, 이익잉여금은 지난 3월 말 기준 1조원을 웃돌고 있다.

2005년 업계 최초 퇴직연금 전담부서 신설

뮤추얼펀드·랩어카운트·적립식펀드…증권업계 후발주자의 '최초' 행진
미래에셋증권이 가파르게 성장한 것은 ‘도전에 주저하지 않은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계 후발주자임에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 국내 자본시장을 선도해왔다. 설립 직후인 2000년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듬해엔 랩어카운트를 처음으로 내놓았다.

미래에셋증권이 본격 성장한 것은 2004년부터다. 당시 업계 최초의 적립식 펀드인 ‘적립형 3억만들기 펀드’를 선보였다. 이후 적립식 펀드 열풍을 일으키며 자산관리 패러다임을 ‘저축’에서 ‘투자’로,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변화시켰다. 2005년에는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전담부서인 퇴직연금사업부를 신설했다.

200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 2007년 해외 진출

200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로는 해외 진출을 서둘렀다. 2007년 홍콩·베트남 법인과 베이징사무소를 열었고, 이듬해엔 미국 영국 상하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브라질에 현지법인을 세운 것은 2010년 일이다.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분야에도 공을 들였다. 2009년 종합자산관리 브랜드인 ‘미래에셋 어카운트’를 내놓고 WM센터도 열었다. 2011년에는 WM강남파이낸스센타와 WM센터원을 잇따라 출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형펀드의 대명사’에서 ‘글로벌 자산관리 명가’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월지급식 상품의 경우 2조원 넘게 팔았다.

순이익 업계 2위 … 자산관리 비중 30%


상당수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급감으로 적자 전환하거나 수익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매출(영업수익)은 2조4796억원으로 전년보다 16.3% 늘고, 순이익은 1384억원으로 24.5% 급증했다. 순이익 기준 증권업계 2위 실적이다. 판매관리비 절감 효과도 있었지만 자산관리를 강화한 성과라는 평가가 많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체 수익에서 자산관리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한다. 자산관리 수익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여타 증권사들과 대조적이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투자 수단을 제공하는 데 핵심 역량을 쏟고 있다”며 “종합자산관리 증권사로 탈바꿈하면서 고객과 회사 모두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