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9개월째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가족이 그의 건강 문제를 우려, 석방을 재촉구하고 나섰다.

케네스 배는 작년 11월 북한에 대한 '적대적 행동' 혐의로 체포되고 나서 지난 4월 15년의 중노동 형을 선고받았다.

배씨는 최근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뇨병과 관련된 듯한 시력 약화 등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고 그의 누나 테리 정이 7일(현지시간) 시애틀 북부 린우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밝혔다.

정씨는 "그의 몸이 얼마나 더 오래 중노동을 견뎌낼지 모른다"면서 "콩과 감자밭에서 하루 8시간, 한 주 6일간 노동은 보통 미국인에겐 익숙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수감된 이유를 잘 모른다는 정씨는 "기독교인으로서 개인적 신념 등이 북한에 적대적 행동으로 비쳤을지 모르나 북한 주민들을 돕고자 하는 의도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녀와 어머니 배명희 씨는 10일 시애틀의 한 교회에서 토요 밤샘기도를 할 예정이다.

배씨 가족은 그가 당뇨병 외에도 심장과 척추에 이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장 작업 중 햇볕을 가리도록 모자를 쓰고 수건을 목에 두르는 등 잘 대접받고 있다고 편지에 썼다고 누나 정씨가 덧붙였다.

중국에서 7년간 살아온 배씨는 지난해 11월 미국인 등 관광객들을 인솔해 나진 경제특구로 들어갔다가 체포됐다.

케네스 배는 2009년 이후 북한에 억류된 6번째 미국인이다.

배씨 이전의 다른 사람들은 빌 클린턴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저명인사들의 방북과 함께 풀려나는 등 모두 형기를 채우지 않고 석방됐다.

한국에서 부모와 함께 1985년 미국으로 이주한 배씨는 현재 45세로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린우드<미국 워싱턴 주> AP=연합뉴스) sahms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