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생활습관 고치고 심하면 자궁질환 의심을…
[이선영 기자]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의 50%에 달하는 500여만 명이 매달 생리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만큼 생리통은 대중적인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매달 겪게 되는 월례 행사인 생리(월경)는 가임 기간 중 수정란이 착상하지 않았을 경우 자궁내막과 혈액 등이 탈락되면서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가임기를 평균 14세부터 49세까지로 볼 때 여성은 35년간 약 420회에 달하는 생리를 하게 된다.

생리통은 보통 생리 며칠 전부터 시작되며 생리가 시작된 후 이틀 정도 지나면 통증이 많이 사라진다. 아랫배가 아프고 허리가 아래쪽으로 묵직하게 빠지는 듯한 ‘복통과 요통’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통증이 다리로 뻗치는 듯한 ‘하지방산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외에도 하복통, 요통, 유방통, 두통, 구토, 극심한 피로, 어지러움, 식욕부진, 수족냉증, 여드름, 소변을 조금씩 자주 보는 증상, 신경과민, 소화장애, 변비 혹은 설사, 전신 불쾌감 등 15가지 정도의 증상을 수반하며 대다수 여성은 이 중 한두 가지 증상을 겪는다.

하지만 만약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수개월 동안 심하게 지속되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자궁 기능 이상으로 인한 종양 등 2차적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생리통 완화시키는 생활습관

하복부가 차고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는 여성은 생리통이 심하게 나타나고 생리혈에 덩어리가 많아지기도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나 운동, 스트레스, 찬 음식 섭취 등으로 기운이 정체되어 생리 배출이 곤란해지는 경우도 통증이 동반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생리기간 중에 춥거나 습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도 통증을 심하게 만든다. 따라서 생리통을 없애려면 평소 찬 바닥에 앉지 말고 하체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생리기간에는 꼭 끼는 바지를 입지 말아야 혈액 순환이 잘돼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생리통이 오면 허리를 웅크리기 쉬운데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므로 허리를 펴는 것이 좋다. 생리혈이 지나가는 부위를 매일 20분씩 지압해 주는 것도 생리통을 줄이는 방법이다. 특히 복부를 10∼15분간 따뜻한 수건으로 찜질한 후 눌러 주면 더욱 효과가 좋다.

우선 무릎 뼈 안쪽에서 손가락 3개 정도 위쪽에 있는 ‘혈해혈(血海穴)’이나 발목 안쪽 위쪽으로 5cm 부위의 삼음교혈 부위를 눌러 준다. 생리 기간의 여성에게는 피가 부족하므로 모든 혈의 기능을 관장하는 이 혈자리를 지압해 주면 혈액순환을 도울 수 있다.

엄지손가락 지문 부위로 30초 정도 눌렀다가 10초 정도 떼었다가 다시 30초 정도 눌러 주는 식으로 10분 정도 반복한다. 무릎 관절통과 전체적인 하체의 통증에도 좋다.

배꼽부터 치골 바로 위까지 일직선상에 있는 모든 경혈 부위를 눌러 주는 것도 효과가 크다. 배꼽부터 정중앙선을 따라 내려가며 엄지손가락으로 천천히 눌러 준다. 2cm 간격으로 세 번씩 눌러 주는 식으로 10분 정도 반복한다.

생리통, 난소낭종 등 근본 원인 찾아 치료해야

생활습관에는 큰 문제가 없더라도 선천적으로 체질이 허약해서 기운이 부족한 사람이나 출산과 유산 후 충분한 조리를 하지 못한 경우에도 생리통은 심해질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자궁과 골반 내의 기질적인 병변으로 인해서 생긴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종, 난소낭종 등도 생리통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자궁건강을 되찾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경희기린한의원 김택 원장은 “뚜렷한 이유가 없는 원발성 생리통인 경우는 결혼과 출산 후에 다소 완화되기도 하지만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종, 난소낭종 등이 원인이라면 질환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난소낭종은 주로 30대~50대 여성들에게 나타나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제일 많이 발생하는 종양 중 하나다. 난소의 점막에 주머니 같은 혹이 생기면서 그 속에 분비물이 고여 일으키는 병으로 가임기의 젊은 여성에게는 물혹이라고 불리는 기능성 낭종이 가장 흔하다.

기능성 난소낭종의 원인으로는 생리전후나 배란전후에 찬바람, 내상(신체내부의 이상),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여성의 하복부를 찬 기운에 노출시키는 하의실종 패션이나 몸을 꽉 조이는 스키니진과 같은 의상 역시 주요 유발원인으로 꼽힌다.

난소낭종은 종류 역시 여러 가지(20여 가지)인데, 대부분 저절로 파열되어 점차적으로 사라지지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난소낭종이 커지게 되면 콕콕 찌르는 듯한 아랫배의 통증이나 압박감이 생기며 배에 혹이 만져진다.

종류에 따라 호르몬 생산이 계속돼 무월경을 일으키고 그 후 불규칙한 자궁출혈, 생리통, 갱년기 출혈, 복수, 소변불리, 가슴 답답함 등이 생길 수도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경우 무월경과 생리불순을 동반하며 배란이 불가능해지므로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난소낭종이 더 오래되면 배가 터질 듯이 아파지면서 대소변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지기도 한다. 낭종이 파열되어 복강 내 출혈이 생겼을 때엔 복막염을 일으켜 발열과 구토를 동반한 하복부의 극심하고 갑작스러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때 병원을 찾으면 이미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난소낭종이 심해져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난소 적출수술이나 낭종적출술, 흡입술, 난관절제술 등을 받게 되는데, 이때는 수술을 해도 재발이 잘되며 재발할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난소적출을 할 경우 피부노화, 골다공증, 탈모, 심혈관계질환 등 몸의 전반적인 노화가 촉진되며 불임을 초래할 수 있어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

한방치료는 후유증 없이 난소 지켜

딱딱하지 않은 액체성 난소낭종은 한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기능성 난소낭종과 장액성 난소낭종 초기, 점액성 난소낭종 초기일 경우 한방치료와 재발방지 치료를 병행한다.

보통 난소낭종이 발생할 경우 관찰만 하다가 일차적으로 난소낭종 적출수술을 하지만 재발이 되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인 치료법이 되지는 않는다. 한방치료를 받으면서 초음파검사, MRI 촬영 등을 통해 변화를 추적검사 하는 것이 좋다.

김택 원장은 “난소낭종만 있는 줄 알았는데, MRI검사결과 자궁선근종, 자궁내막증, 기형종, 난소암 등도 추가로 발견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난소암의 경우 본원에서만 6월 한 달간 3명이나 발견될 정도이므로 MRI 검사를 더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수술을 꼭 해야만 하는 난소낭종의 경우에는 수술 전 체력보강과 난소낭종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한방치료를 한 후에, 수술 후 재발방지와 후유증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어혈분산, 난소기능강화, 스트레스해소, 면역력강화를 위한 한약치료가 효과적이다.

예방은 차가운 기운에 접촉하지 말고 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생식기 주변을 항상 청결하게 해주며 특히 배를 차게 하는 음식이나 생리통을 유발하는 카페인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진출처: 영화 ‘원티드’ 스틸컷)

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 암투병 소녀 마지막 강의, 아름다운 모습으로…‘응원 봇물’
▶ 기업 10 곳 중 9곳, 89.3% 신입사원 “회사 옮기고 싶다”
▶ 치킨 기부, 거리의 악사를 위한 아이들의 순수한 선물
▶ 고양이밥 훔쳐 먹는 너구리, 사료 훔치는 솜씨에 ‘폭소’
▶ [포토] 나영석PD, 친아들 같은 자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