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5개 시·군 산사태주의보…성남 탄천 한때 홍수주의보
23일까지 최대 120㎜ 이상 비…추가 피해 우려


22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 최고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여주·이천에서 4명이 토사에 묻히거나 휩쓸려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방에 내려진 호우특보는 오후 1시20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이날 새벽부터 집중호우가 쏟아져 중부지방 고속도로와 국도 등 주요 도로의 통행이 막히고 저지대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비는 북한지방에서 남하하는 장마전선 영향으로 밤부터 서울·경기도를 시작으로 다시 내려 23일까지 서울·경기 40∼80㎜, 많은 곳은 120㎜ 이상 더 올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산사태 등으로 경기동부서 4명 사망
낮 12시13분께 여주군 북내면 한 숯가마에서 70대로 추정되는 중국인 교포 남성 1명이 토사에 묻혀 숨졌다.

앞서 낮 12시5분께는 이천시 백사면 한 기도원 인근 하천에서 김모(61·목사)씨가 토사에 묻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 일가족은 오전 9시 51분께 기도원 인근에 산사태가 우려된다며 119에 구조를 요청했으나 출동한 소방당국은 하천 변에서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이천시 신둔면 용면리에서는 오전 10시 35분께 농작물을 살피러 논에 나갔다가 실종된 김모(61)씨가 6시간여 만인 오후 4시 4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쏟아진 흙을 치우는 작업을 벌인 끝에 자택에서 약 1㎞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김씨가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오후 2시 20분께 이천시 관고동의 한 사찰 뒤편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본당 건물을 덮쳐 건물 안에 있던 안모(71·여)씨가 숨졌다

◇이재민 148명…주택 물에 잠기고 휴교·휴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 동작(2세대), 경기도 오산(20세대)·용인(3세대)·광주(7세대)·양평(1세대)·여주(32세대)·이천(3세대)·하남(2세대) 등에서 주택침수로 14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중 102명은 귀가했고 46명은 마을회관이나 친·인척 집 등 임시거처에 머물고 있다.

이천 백사면에서는 둑 일부가 유실돼 시와 소방당국이 응급복구 작업을 벌였다.

오전 4시39분께 오산시 부산동 운암고가차도 밑에서 성인 2명이 불어난 물에 승용차 안에 고립됐다가 자력으로 탈출했다.

광주시 곤지암 일대는 오전 7시 50분부터 시간당 81.5㎜의 최다 시우량을 기록하는 등 폭우가 내려 저지대 피해가 이어졌다.

이천 82㏊, 광주 18㏊ 등 경기도내 농경지 103㏊도 물에 잠겨 배수작업이 진행됐다.

오전 7시50분부터 재난경계·위험경보가 발령됐던 광주시 곤지암천이 범람위기를 맞으며 인근 곤지암초, 곤지암중·고교 등 9개 초중고교가 휴교하거나 휴업했다.

230㎜의 폭우가 쏟아진 강원 원주지역은 지정면 간현리, 문막읍 비두리 등 저지대 가옥 20여 채가 물에 잠겨 당국이 배수작업을 벌였다.

서울 송파구 탄천변 주차장에서는 차량 40여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강원 원주천 둔치와 자전거 도로가 물에 잠겨 통행이 한때 통제되기도 했다.

◇낙석·토사 유출…교통 통제
서울과 경기, 강원 도로 곳곳에서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오전 7시 10분부터 전면 통제된 한강 잠수교는 오후 11시50분 현재까지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오전 한때 통제됐던 서울 청계천변은 삼일교∼황학교 구간을 제외한 전 구간이 오후들어 통행이 재개됐다.

한때 물이 찼던 양재천 하부도로(KT 앞∼영동1교), 영동1교 하부, 증산철교 하부도로도 긴급 배수작업이 이뤄져 오후 4시부터 정상 소통됐다.

강남·사당역 도로 곳곳은 10∼20㎝ 가량 물이 차 시민이 출근길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광주 등 경기 동부와 강원 남부지방 고속도로 4개 구간에서 토사가 도로를 덮쳐 부분 통제됐다가 오후들어 구간별로 통행이 재개됐다.

오전 8시 30분께 강원 원주시 부론면 노림리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 107㎞ 지점에서 40t가량의 토사가 도로를 덮쳤다.

또 오전 9시 6분께 영동고속도로 강천터널 부근 강릉방면 99㎞ 지점, 오전 9시31분께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 106㎞ 지점에서 각각 토사가 유출됐다.

오전 9시 20분께는 이천시 신둔면 용면리 중부고속도로 통영기점 332㎞ 지점에서 토사 500㎥가 유출돼 부분 통제됐다가 오후 1시부터 양방향 정상 소통됐다.

오전 한때 도로 5개 구간이 통제됐던 경기지역은 오후 11시50분 현재 여주군 금사면 국지도 88호선 1개 구간 도로만 통제되고 있다.

◇경기 5개 시·군 산사태주의보…성남 탄천 한때 홍수주의보
한강홍수통제소는 오전 7시 40분을 기해 경기 성남 탄천 대곡교 일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가 오전 10시 해제했다.

한강 지류인 탄천 대곡교 수위는 오전 8시 홍수주의보(5.50m) 발령 수위를 넘어 5.51m까지 상승했으나 비가 잦아들며 현재 주의보 수위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오전 8∼10시를 기해 경기 여주, 광주, 이천, 양평, 남양주 등 5개 시·군에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져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광주시는 오전 9시 24∼32분 곤지암천 일대와 시 전역에 재난 경계, 위험 경보를 내렸다.

◇23일까지 40∼80㎜ 더 내려…많은 곳은 120㎜ 이상
오전 4시20분 현재까지 내린 비의 양은 여주 흥천 360㎜, 양평 옥천 234㎜, 원주 부론 230.5㎜, 서울 송파 144.5㎜, 영월 주천 141.5㎜ 등이다
기상청은 23일까지 서울·경기도와 강원도에 40∼80㎜, 많은 곳은 120㎜ 이상의 비가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우성, 김경태, 이재현, 김보경, 이정현, 이영주 기자)



(서울·수원·춘천=연합뉴스) gaonnuri@yna.co.kryoung8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