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하다 활주로에 부딪히는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조사 결과 착륙 직전 고도와 속도가 정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에서 밝혀졌다.

NTSB 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고 직전 상황에 따르면 충돌 8초 전까지는 이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가 갑자기 엔진 출력을 높이고 복항을 시도하는 등 급박하게 돌아갔다.

8일(현지시간)까지 NTSB가 녹음기록 등을 토대로 정리한 1차조사 결과로 구성한 시간대별 상황을 보면 충돌 8초 전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사고기의 착륙을 위한 비행은 아주 정상적이었다.

시계는 10마일 이상이 나왔고 바람은 시속 13㎞의 약한 남서풍이 불고 있었다.

관제탑과 조종사의 교신 내용에서도 어떤 문제나 주문이 없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으로 파악됐다.

충돌 82초 전 사고기는 고도 1천600피트 상공에서 자동항법장치를 껐다.

착륙을 위한 수동 조종으로 전환했다.

충돌 73초 전 고도를 1천400피트로 낮췄고 속도는 시속 315.4㎞로 떨어뜨렸다.

54초 전 고도 1천 피트에서 속도는 시속 275.2㎞로 낮아졌다.

34초 전 500피트 상공에 도달했을 때는 시속 247.8㎞,
16초 전 200피트 상공에서는 속도는 시속 218.9㎞로 낮아졌다.

충돌 8초 전 고도가 불과 125피트로 낮아졌을 때 시속 207.6㎞이었다.

1초 뒤 속도를 높이라는 외침이 들렸다.

충돌하기 4초 전 '스틱 셰이커'(조종간 진동) 경보가 나왔다.

비행기가 추력을 잃을 수 있다는 걸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신호이다.

출동 3초 전 사고기의 속도는 시속 191.5㎞라고 비행 기록 장치에 나타나 있다.

이는 활주로에 접근할 때 권장 속도인 시속 252㎞에 한참 모자란다.

50%이던 엔진 출력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충돌 1.5초 전 조종사는 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다시 올려 복항을 시도한다.

하지만 복항하려는 순간 사고기 꼬리 부분이 활주로가 시작하는 지점 앞 방파제에 충돌했다.

충돌 순간 사고기의 속도는 시속 196.3㎞로 충돌 3초 전보다 높다.

관제사가 '비상사태'를 알리고 조종사와 교신한 뒤 구급차와 소방차가 출동했다.

한편 사고기 조종사가 '출력 레버를 당겼지만 생각만큼 출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국 사고조사반에 진술한 것과 관련해 조사반 관계자는
"레버를 당기면 출력이 올라갈 때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충돌했다"며 "그렇게 진술은 부분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훈 임상수 특파원 khoon@yna.co.kr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