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협의회 "구조안전진단 결과 나오지도 않았는데 승인 내줘"
인천경제청 "협의회 측 진단 요약본 확인 결과 '안전'"

구조안전 진단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부실 시공된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아파트에 준공 승인이 나갔다며 입주 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부실 시공으로 논란을 일으켜 온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에 27일 준공 승인을 냈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과 시공사인 대우건설, 입주자협의회가 각각 기관을 선정해 시행한 구조안전진단 결과 아파트가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게 이유이다.

그러나 협의회와 이 단체가 선정한 구조안전진단 기관인 한국건축시공학회는 '결과 발표도 안 됐는데 인천경제청이 서둘러 결정을 내렸다'며 반발했다.

한국건축시공학회 책임연구원인 양성환 인천대 교수는 보도자료를 내고 "시공사와 인천경제청에 필요한 자료와 현장조사를 요청하는 등 구조안전진단은 현재 진행 중"이라며 "이들 작업이 끝나야 구조안전성 여부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학회는 구조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밝힌 바 없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인천경제청이 준공 승인을 내리게 된 경위를 파악한 뒤 준공 승인 취소 소송 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애초 합의대로 3개 기관의 구조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준공 승인이 나갔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까지 준공 처리를 해야 기 입주자들이 취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고, 건물이 안전하다고 확인됐는데도 준공 승인을 미루면 주택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 등이 판단에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현재 120여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협의회에서 구조안전진단 결과를 안 내기에 시공학회에 직접 가서 종합 결론 요약본을 받아와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회가 인천경제청이 입주한 송도국제도시 G타워 앞에서 장기간 집회를 열어 업무에 지장을 줬다며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경찰은 이 아파트 801동 1층 상층부와 803동 24층 상층부에 설계도면상 보다 교차 철근 52개가 적다며 부실 시공을 확인했다.

아파트 설계도면에는 2개 동에 교차철근을 각각 124개와 64개를 넣어 시공하게 돼 있었지만 각각 104개와 32개만 넣은 채 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 예정자들은 계약 취소 또는 분양가 할인 등을 요구하며 G타워 앞에서 지난주부터 집회를 열었다.

(인천연합뉴스) 배상희 기자 eri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