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지수 2% 이상 떨어져…국제증시 불안감 확산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연내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 발언에 이틀째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53.87포인트(2.34%) 폭락한 14,758.32에서 거래를 마쳤다.

심리적 지지선인 15,000선에서 밀려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0.74포인트(2.50%) 떨어진 1,588.19를, 나스닥종합지수는 78.57포인트(2.28%) 하락한 3,364.63을 각각 기록했다.

이틀째 이어진 폭락세로 3대 지수는 5∼6월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의 불안심리 정도를 보여주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 즉 공포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20 근처까지 치솟았다.

뉴욕증시가 이틀째 폭락세를 보인 것은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관련 발언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전날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올해 안에 양적완화를 축소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예상대로라면 FOMC는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투자분석가 잰 해치어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발표내용이 예상했던 것보다 충격적"이라며 폭락의 원인을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과 중국의 경제 관련 지표도 폭락에 일조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5만4천건으로 전주보다 1만8천건 많아 시장의 전망치(34만건)를 상회했다.

3주만에 반등세를 보인 것으로, 최근의 고용경기 회복세가 조정받는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의 6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8.3으로 시장 전망치보다 밀리면서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시 폭락으로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연 2.469%로 올랐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가장 높다.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은 전날에 이어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금값도 6%가량 폭락해 온스당 1,300달러선 아래로 내려섰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버냉키 의장의 연내 경기부양책 축소 발언으로 뉴욕증시를 비롯한 국제 증시는 당분간 안정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전날 FOMC도 향후 경제상황에 대해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있고 노동시장은 지난해 가을 이후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향후 경기를 낙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의 지난달 주택거래 건수는 3년6개월만에 가장 많았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기존 주택거래 실적이 전달보다 4.2%나 증가한 518만채(연환산 시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500만채)을 훨씬 웃돈 것으로, 지난 2009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