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시리아 내전의 불똥이 튀는 것을 막고자 골란고원에 '스마트 장벽'(smart fence)을 세우기로 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점령해 1981년 병합을 선언한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완충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내전 중인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골란고원 부근에서 전투를 벌였고 시리아에서 날아온 박격포탄이 수차례 이스라엘 골란고원에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에는 골란고원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직후 이곳에 유엔평화유지군을 주둔한 오스트리아가 안전을 이유로 자국 군인 377명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처럼 시리아 내전으로 골란고원 지역 안전이 위협받자 이스라엘은 이곳을 둘러싼 오래되고 낡은 벽을 철거하고 최첨단 철제 장벽을 세우기로 했다.

장벽을 가시 철조망과 칼날이 붙어 있는 철선으로 둘러싸고 동작 탐지기, 적외선 카메라, 지상 레이더, 터치 센서 등 첨단 감시 장비도 설치할 예정이다.

총 길이 72㎞에 달하는 골란고원 장벽 건설에는 몇 달이 걸릴 예정이다.

WP는 골란고원에 스마트 장벽을 세우면서 이스라엘이 더 고립되는 것이 아니냐는 국내의 우려 섞인 여론을 전했다.

퇴역 장성 출신인 이스라엘의 한 국회의원은 "골란고원에 장벽을 세우는 것은 이웃국가와 평화롭게 지낼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면서 "장벽은 그런 현실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중국 방문 때 "만리장성으로 중국인이 자신들을 방어했듯이 이스라엘도 남쪽 국경과 골란고원 등 모든 국경에서 우리를 지킬 것이다"며 장벽 건설을 지속할 뜻임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외부 공격에서 자국 영토를 방어하고 불법 이민자들을 막아내기 위해 장벽을 쌓고 있다.

북쪽으로는 헤즈볼라 근거지가 있는 레바논 접경에, 동북쪽에서는 시리아와 접한 골란고원, 남쪽으로는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인접한 지역에 장벽을 쌓았다.

한편, 이스라엘 휴전선에 접한 시리아 쪽 골란고원에서는 이날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을 물리치면서 승리를 이어갔다.

정부군은 2주가 넘는 전투 끝에 최근 전략적 요충지인 쿠사이르를 탈환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