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억원 이상 번 주식부자도 겨우 14명
올해 기업공개…코스닥 '훈풍', 코스피 '썰렁'


한국 주식시장에서 '상장 대박'이 실종됐다.

기업 신규상장을 통해 주식부자가 되는 대주주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그나마도 지분가치가 1천억원을 넘는 경우는 2011년 말 이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상장된 28개사의 대주주 지분가치를 지난 24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00억원이 넘는 신흥 주식 부자는 모두 14명으로 집계됐다.

예년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마찬가지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2009년 신규상장사에선 지분가치가 100억원이 넘는 대주주가 33명이었고, 2010년과 2011년도 각각 42명과 39명이 100억원 이상 주식부자로 분류됐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가치 자체도 많이 줄었다.

2012년 신흥 주식부자 14명의 지분가치는 평균 251억원으로 2010년 1천881억원, 2011년 527억원에 이어 3년 연속 감소했다.

2009년 평균은 1천180억원이었다.

2012년에는 지분가치 평가액이 500억원을 넘긴 경우조차 없었다.

반면 2009∼2011년 신규상장사의 경우 지분가치 1천억원 이상 대주주가 17명에 달했고, 이중 6명은 지분가치가 5천억원을 넘었다.

지분가치가 1조원을 웃도는 대주주도 2명이나 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2010년 상장) 지분가치가 4조3천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9년 상장된 SK C&C 지분가치가 공모가 기준 6천675억원에서 1조9천475억원으로 1조2천800억원이 불어나 대박을 터뜨렸다.

이밖에 락앤락의 김준일 회장이나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등도 공모가보다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다들 2011년 이전 기업을 상장한 경우다.

마지막 대박은 2011년 11월 상장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로 공모가 기준 607억원이던 양현석 대표의 지분가치는 현재 2천363억원까지 늘어났다.

이후 현재까지 지분가치가 1천억원 이상인 신흥 '주식갑부'는 나타나지 못했다.

다만 업계에선 올해 들어 기업공개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신규상장 종목 12개 중 11개가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올랐고, 평균 상승률도 55.8%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분가치 1천억원 이상 주식부자는 여전히 없지만 작년에는 한 명도 없었던 500억원 이상 주식부자에는 2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활성화 정책과 중소형주 강세로 지수가 오르면서 코스닥 시장의 경우 상장 시기를 앞당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면서 "상반기에만 거의 30개가 상장심사를 신청할 것이고 연간으로는 60건 정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작년에는 기업공개 건수가 7건이었지만 올해는 상반기가 거의 지난 지금까지도 한 건에 그치고 있다"면서 "지수가 1,900대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개선이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