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정체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연내 착공
서울시가 서남권 지역의 대표적 정체 구간인 서부간선도로(양평동~독산동)의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연내 지하화 공사에 나선다. 다음달 착공을 앞둔 제물포터널에 이어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시행되는 두 번째 민자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박 시장이 취임 이후 보류 입장을 표명했던 이들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다른 민자사업 추진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2019년부터 상습 정체 해소

서울시는 지난달 30일부터 닷새간 진행된 금천·구로구 현장시장실 운영 결과를 토대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추진계획’을 마련, 5일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현행 도시고속화도로인 서부간선도로는 일반도로가 되면서 왕복 4차로 지하도로로 신설된다. 서울시는 지하도로 위 지상에는 기존 도로를 활용해 주변 지역과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공원 등 친환경 공간도 조성하기로 했다. 지하도로는 내년 말 완공을 앞둔 강남순환도로(독산동~우면동)와 연결돼 서울 서남권 지역의 교통 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시 관계자는 내다봤다.

2019년 말 완공되는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비는 5000억원에 이른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3700억원, 서울시가 1300억원을 부담한다. 구간 통행료는 서울시가 2007년 2362원으로 잠정 결정한 바 있어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개통 때엔 2500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양평동 목동교 교차로에서 독산동 금천나들목 사이를 잇는 서부간선도로는 수많은 진출입 교차로와 좁은 도로 등으로 대표적인 상습 정체구간으로 꼽혀왔다. 서울 주요 7개 도시고속도로의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33~47㎞지만 서부간선도로는 32㎞로 가장 낮다. 출퇴근 시간에는 시속 20㎞ 이하로 떨어진다.

시는 서부간선도로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당초 2010년 6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2011년 착공해 2016년 말까지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을 완공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지하철 9호선 요금 기습 인상 시도로 민간투자 사업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서부간선도로 등 추진 중이던 민자도로 4곳의 착공을 무기 연기한 바 있다.

◆다른 민자도로도 본격 추진될까

서울시가 현재 추진 중인 민자도로는 서부간선도로, 제물포터널, 강남순환도로, 용마터널, 은평새길, 평창터널 등 6곳이다. 이 중 강남순환도로와 용마터널은 각각 2007년, 2009년 착공했다.

올초까지만 해도 제물포터널과 서부간선도로의 연내 착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논란의 여파로 민자도로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시 안팎에서 강했던 데다 건설에 수천억원의 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민원 해소 차원에서 본격 추진 가능성을 제기하는 분석도 나온다. 시 고위 관계자는 “박 시장이 취임 초반 민자 인프라 사업을 부정적으로 인식했던 건 사실”이라며 “시간이 흐르면서 도로 인프라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다 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원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이달 중 발표되는 ‘서울시 도시철도기본계획 용역’ 결과에 따라 은평새길·평창터널 착공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