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이후 처음…작년엔 오바마 미얀마 방문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미얀마의 국가 최고지도자로는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이달 중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2일(현지시간) 미 의회 소식통에 따르면 세인 대통령은 이달 20∼21일께 워싱턴을 방문하고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다.

미얀마 국가 정상의 미국 방문과 양국 간 정상회담은 지난 1966년 군사독재자 네윈이 린든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미한 이래 처음이다.

세인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은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만 머물렀다.

이번 방미 추진은 미국이 미얀마 정부의 개혁 조치를 지지한다는 표시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세인 대통령은 군사정권 종식 후 2011년 3월 미얀마의 초대 민선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며, 경제 회복을 위해 정치 개혁과 대외 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그러나 세인 대통령의 방미 계획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이날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1996년 미얀마 군정 지도자와 그 직계가족, 사업 상대 등에게 부과한 미국 입국비자 발급 금지 조치를 원칙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다만, 민주주의 개혁을 저해하거나 북한과의 무기 거래에 관여한 인사에 대한 여행제한 조치는 다른 법적 근거를 통해 지속할 방침이다.

또 민주개혁 탄압에 관여한 인사에게 투자하거나 이들과 동업하는 것을 금지한 국가비상조치법(NEA) 상의 제재를 1년간 연장했다.

미국은 대(對) 미얀마 정책 변화의 하나로 기존에 사용하던 '버마' 국가 호칭을 '미얀마'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군사정권이 바꾼 미얀마라는 국호 대신 옛 국호인 버마를 고수해왔으나, 개혁 추진 이후 호칭 사용에 탄력성을 보이고 있다.

또 미얀마를 일반특혜관세(GSP)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SP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농수산품이나 공산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거나 저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해 세인 대통령, 아웅산 수치 여사 등과 회담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가 국내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방조한다는 비난을 받는 만큼 세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논란도 불러올 전망이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는 지난해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과 주류 불교도 사이에 유혈 충돌이 벌어져 180여 명이 사망했으며 로힝야족 난민이 대거 발생했다.

(워싱턴 AFP·AP·dpa=연합뉴스)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