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고려대 화정체육관. 고려대 입학설명회에 참석한 수험생과 학부모 1만여명이 귀를 쫑긋 세웠다. 사이버국방학과를 소개하는 자리가 따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최근 해킹과 사이버테러가 연이어 터지면서 이 학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는 엘리트 사이버보안 전문장교 양성을 목표로 고려대와 국방부가 손잡고 만든 학과다. 해킹과 사이버테러, 나아가 사이버전을 대비한 사이버국방 인력 육성을 위해 국내 최초로 개설됐다.

2년 전 신설돼 역사가 짧고 이름마저 생소하지만 고려대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학과로 자리 잡았다. 입시에서도 의대를 제외하면 이공계 최고 수준 커트라인을 보일 정도다. 과학고, 영재고 졸업생이 상당수 합격했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이므로 졸업 후 100% 장교로 임관되며 7년간 군 정보보안 부서에서 의무복무 해야 한다. 재학 기간 장학 혜택도 크다. 4년간 등록금 전액이 면제될 뿐 아니라 매월 50만 원씩의 학업 장려금까지 받는다.

단 의무복무 기간까지 포함해 중도탈락 할 경우 이 같은 혜택은 돌려내야 한다.

강의실부터 특이하다. 사이버전 실전 대비 공간인 '워룸'(작전지휘실)이다. 구축 비용만 10억 원이 투입됐다. 수업명도 '과목1' '과목2' 등으로 대외비다. 일반 컴퓨터 지식을 비롯한 암호학 심리전 해킹능력 군사전략 등이 주요 커리큘럼. 소속 학생 신분 역시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기존 정보보호학과는 방어에 치중하지만 사이버국방학과는 사이버전을 대비해 공격까지 염두에 두고 만든 학과"라며 "해킹기술을 배우고 암호전 능력까지 갖춰 높은 레벨의 '화이트해커' 양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집인원은 수시모집 20명, 정시모집 10명 등 총 30명이다. 전형 절차에 수능과 학생부 외에 체력검정, 군 면접, 인성검사 등이 포함된 게 특징이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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