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만 5천억원 규모…새 정부 창조경제에 '걸림돌'
전문가들 "업황 부진으로 STX그룹 회생 불가능"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그룹의 올해 회사채 만기 도래액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계열사들이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그룹 전체적으로 재무리스크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의 주요 계열사(STX,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STX중공업, STX엔진, STX에너지, STX솔라)들은 5월에만 5천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STX그룹의 주력인 STX조선해양이 오는 4일과 7일 각각 1천억원, 2천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고, 지주사인 STX도 14일 2천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8개 회사의 연내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총 1조800억원이다.

STX는 7월 20일과 12월 3일 각각 800억원과 2천억원의 만기를 맞고, STX조선해양은 7월 17일 1천억원, STX팬오션은 10월 27일 2천억원의 만기를 맞는다.

내년에는 상반기에 9천100억원, 하반기에 4천2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되어 있다.

STX팬오션이 5천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STX 600억원, STX조선해양 2천800억원, STX솔라 700억원, STX에너지 1천억원, STX엔진 2천억원, STX중공업 700억원 등이다.

2015년에는 9천5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고, 2016년에는 620억원의 만기가 예정되어 있다.

올해 회사채 만기 도래를 맞아 STX조선해양은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으로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사 중 손실규모가 크고 회사채 차환 발행 부담이 큰 STX조선해양은 현재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채권단은 6억원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자율협약이 시행되면 주채권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주도하에 기존 대출의 만기가 1년까지 연장될 수 있어 STX조선해양으로서는 일단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STX와 STX팬오션은 차환 발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두 회사는 모두 최근 회사채 신용등급이 최근 BBB+에서 BBB-로 강등됐다.

STX는 STX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재무위험이 더 커진 상태다.

STX의 상위회사인 포스텍이 STX건설의 지분 37.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매각이 불발된 STX팬오션은 산업은행에 인수될 가능성이 있지만, 해운업 자체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채권 발행이 쉽지 않다.

조선과 해운업을 하는 STX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등을 통해 회사채 만기를 해결한다고 해도 유동성 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과 해운업의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STX 주요 계열사들이 자생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만기 연장과 차환으로 한숨을 돌릴 수는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해 내후년까지는 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