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들이 호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주력 사업이 경기 침체로 타격을 받자 기존 사업 분야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호텔 사업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건자재와 금융업을 주로 하는 아주그룹은 13층짜리 서울 마포구 서교호텔을 22층으로 증축하기로 했다. 홍익대와 신촌 등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그룹이 1987년 사들인 서교호텔은 서울 홍익대 근처에 있는 비즈니스 호텔로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다. 최근 공항철도가 연결되면서 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아주그룹은 이번 증축으로 객실을 135개에서 366개로 늘릴 예정이다.

아주그룹은 2000년 인수한 제주하얏트리젠시호텔 리모델링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키즈코너를 재단장한데 이어 3월에는 온돌객실인 디럭스룸을 리모델링했다. 오는 7월엔 야외 수영장도 개·보수할 예정이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내국인 관광객이 가족 단위로 제주도에 많이 오는 데다 중국인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업체 까사미아는 2010년 인수한 서울 신사동 뉴삼화관광호텔에 80억원을 투자해 ‘디자인 호텔’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마쳤다. ‘라까사’라는 브랜드를 붙인 이 호텔에는 유럽 가구업체들처럼 자사 가구 제품과 인테리어 소품들을 활용, 일종의 ‘쇼룸’ 역할을 하도록 했다. 61개 객실을 18개 타입으로 재구성하고 휴지통 하나까지도 까사미아 제품으로 채웠다. 일본과 중국 관광객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까사미아는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압구정동에 있던 직매장을 호텔로 이전하기도 했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까사미아 가구를 호텔에서 체험해본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매장에 들러보고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며 “호텔 고객의 매장 유입률이 60~70%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