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모델은 팬들과 선수 잇는 가교…그저 인형처럼 인식되는 현실 안타까워"
“레이싱 경기장에는 저희를 보러 오는 분도 계시고 경기를 보러 오는 분도 계세요. 저희는 팬들과 선수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레이싱 모델 류지혜 씨(사진)는 최근에 올라온 트위터 글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한 스포츠 채널의 남자 아나운서가 야구장에서 활동하는 후배 여자 아나운서들의 노출 의상을 꼬집으면서 레이싱 모델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아나운서는 “레이싱의 인기를 깎아내린 것은 레이싱 모델”이라며 레이싱 대회가 레이싱 모델에 관심을 빼앗긴 탓에 인기를 잃은 것처럼 야구도 그런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류씨는 이에 대해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아나운서의 트위터 계정에 “각자 직업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면서 섣불리 언급해 유감”이라는 뜻을 전달했고 이 아나운서는 “내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한 뒤 계정을 삭제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최연소 레이싱 모델로 활동한 류씨는 이런 오해를 받을 때가 가장 힘이 든다고 말했다. 레이싱 모델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시선이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소속팀이 훌륭한 경기를 펼쳐 진심으로 응원하다가 “선수와 ‘부적절한 관계’인 것은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을 때 큰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류씨는 레이싱 모델 대부분이 자기 일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이싱 팀과 팬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그는 “전문 직업인으로서 인정받을 때 그 어느 때보다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저희는 자동차 옆에 있는 인형이 아닙니다. 악착같이 독하게, 직업인으로서 일하겠습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