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위클리]'진짜 사나이' 군대리아, 사실 인기 없지 말입니다
軍이라는 폐쇄성을 공략한 프로그램들의 승승장구
[권혁기 기자] 사실 군대리아는 현역 군인들한테 인기가 없다. 햄버거 빵은 찌기 때문에 배는 금방 꺼지고 패티는 이상한 괴소문, 닭의 머리까지 갈았다는 식의 흉흉한(?) 얘기로 인기가 떨어진다. 그래도 매일 밥만 먹다보면 햄버거나 피자, 치킨이 그리운 법이니 그렇게 먹은 햄버거는 군필자들 기억 속 한구석에 '다시 먹어보고 싶다'로 남아있다.

4월21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는 서경석 류수영 김수로 손진영 미르 샘 해밍턴이 군 식단 중 하나인 햄버거를 먹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 햄버거는 모 유명 패스트푸드점 이름을 따서 군대리아로 불리운다. '진짜 사나이' 멤버들 중 군필자들은 햄버거 빵에 패티, 양상추 샐러드, 딸기잼 또는 포도잼을 발라 먹으며 연신 "꼭 한번 먹고 싶었다"고 말했으며 샘 해밍턴은 "마치 프랑스 고급 음식 같은 맛"이라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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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병사로 입대해 장교로 전역한 기자의 군생활 5년동안 군대리아는 그다지 인기있는 메뉴는 아니었다. 군생활 당시 군 내부 인트라넷으로 퍼진 유머 만화를 봐도 군대리아에 대한 인기는 한마디로 '영~'이다. 조개살 미역국에 맛김 메뉴보다는 나았지만 훈련을 나갔는데 빵이라도 나온 날이면 힘이 빠지곤 했다. 한 네티즌은 군대리아가 화제가 되자 "하지만 2년동안 먹어야한다는게 함정"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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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짜 사나이'를 시청하면서 느낀 감정은 '나도 먹고 싶다'였다. 만들어져 있고 고급 한우가 들어있거나 맛있는 닭가슴살이 들어있는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가 아닌 군대리아를 말이다. 비단 그렇게 느낀 시청자가 기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진짜 사나이'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빠 어디가'와 함께 시청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MBC '일밤'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이다.

어찌보면 '진짜 사나이'는 군필자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로부터 큰 인기다. 이는 케이블 채널 tvN '푸른거탑'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군대'라는 코드가 인기일까?

'진짜 사나이'는 '푸른거탑'과 다른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리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와 '시트콤'이라는 점에서 성격부터가 다르지만 군대라는 코드로 안방을 공략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진짜 사나이'와 '푸른거탑' 모두 실제 군대에서 촬영하고 있다는 점도 같다.

두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끌어모을 수 있는 이유를, 군대라는 조직의 특성 중 하나인 '폐쇄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 군대는 그 속살을 잘 보여주질 않았다. 군대에는 많은 대외비급 문서들부터 위치부터가 비밀인 사안들이 많다. 이러한 정보는 국가의 적들에게 유용한 정보로 활용되기 때문에 부대 촬영 등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불가했다. 그러나 국방부 차원에서 방송 프로그램들에게 군대를 개방하면서 일반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푸른거탑'은 애초 '롤러코스터'의 한 프로그램으로 방송될 때에는 군대에서의 촬영이 힘들었다. 군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연출을 맡은 민진기 PD가 겨우겨우 허락을 받아 실제 군부대에서 촬영을 할 수 있었고 해당 군부대 역시 내용을 접한 뒤 국민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이후 '푸른거탑'은 국방부와 육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촬영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더욱 군대의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었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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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선 실례로 춘천MBC에서 만들어 전국방송으로 '내부 수출' 쾌거를 이룩한 '신나軍'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2009년부터 전파를 탄 '신나軍'은 춘천에서만 방송된 프로그램으로 그 해 제21회 한국PD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대희 손문선이 진행을 맡고 김말숙 김기남 비키 등이 고정게스트로 출연하는 '신나軍'은 신개념 버라이어티로 군대를 소재로한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리포터들이 강원도 지역 군대를 방문해 사병들과 인터뷰를 하거나 몇몇 꽁트를 가미해 웃음을 유발했다.

당시 '신나軍'은 춘천에서만 시청할 수 있었지만 전국 9개 지역으로 방송 영역이 확대됐다. 그 이유는 아들들을 군대로 보낸 부모님들이 우연히 '신나軍'을 시청한 뒤 자신들의 지역에서도 시청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군대를 배경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이유는 실제로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여주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하루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전화통화를 하기도 힘들고 면회 역시 주말이라는 한정된 시간 뿐만 아니라 먼 거리 때문에 자주 갈 수 없는 상황에서 군대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님들이나 가족, 친척들, 여자친구, 학우들, 친구들은 이를 위안 삼고 있지 않을까? (사진출처: MBC/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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