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서기 면담… 주중대사와 북한 정세 논의

중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급속한 도시화의 부작용을 겪는 베이징에 과거 서울의 경험을 전파했다.

박 시장은 22일 오전 베이징 당 위원회에서 궈진룽(郭金龍) 당 서기와 만나 스모그 등 환경 문제부터 인구 밀집 문제에 이르기까지 서울이 겪었던 시행 착오를 바탕으로 베이징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궈 서기는 먼저 "베이징과 서울은 둘 다 대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 많이 교류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궈 서기는 이어 "베이징은 인구가 2천만명이 넘는 등 도시화가 급속히 일어나면서 자원·환경 문제에 처했다"며 "도시화는 도시 발전의 원동력이지만 큰 부담이 되기도 해 양면성이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박 시장은 "서울도 농촌 인구가 몰려들면서 인구 1천만명이 넘는 도시로 변화했고 그 과정에서 교통·주택 문제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세계적인 도시가 됐다"며 "베이징 공무원이 원하면 언제든지 서울에 와서 시찰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서울도 덩달아 도움을 받은 게 많고 배울 점도 여전히 많다"며 "서로 배우고 협력하는 영역이 공공기관끼리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과 궈 서기는 이외에 관광·교육 분야 교류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대화가 끝난 뒤는 서로 방짜유기와 청나라 도자기 복제품을 선물했다.

박 시장은 이에 앞서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와 조찬을 가지며 북한과 중국 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사는 "2010년 연평도·천안함 사건 때 우리가 기대한 만큼 중국 측 입장이 없어 실망했던 건 사실이지만 이후에 더 솔직하게 북한을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건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북한과 중국은 전통적인 우호관계이긴 하지만 작년 12월 중국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라고 직접 전했는데도 북한이 강행하면서 중국도 김정은에 대해서는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박 시장은 "중국이 과거에는 무조건 북한 편만 들다가 지금은 반드시 그렇지 않고 우리 정부와도 충분히 입장을 공유한다는 게 느껴진다"고 공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