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진주의료원은 노조의 놀이터"
“경남도의 감사 보고서를 보면 직원들이 일을 하지 않고도 야간수당까지 챙겼는데 어떻게 적자가 나지 않겠습니까.”

홍준표 경남지사(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진주의료원은 노조의 천국, 노조의 놀이터였다”며 “공기업도 강성노조가 행패를 부리면 폐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강성노조에 돈 대주는 복지는 절대 안 한다”며 “서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복지를 하겠다”며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홍 지사는 과거 도의회 속기록을 인용하며 진주의료원이 강성노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999년 속기록을 보면 당시 도의원이 김혁규 도지사에게 노조가 원장을 감금하고 불법 노동운동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원을 폐업할 것을 촉구했다”며 “그때부터 이미 노조는 원장 위에 있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홍 지사는 “노조가 조합원 친인척을 비정규직으로 넣었다가 정규직으로 돌리는 바람에 직원 숫자가 140여명에서 250명으로 늘었다”며 “이런 곳에 왜 혈세를 연간 60억원씩 쏟아부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노조와의 협의 여지에 대해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은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곳으로 노조가 먼저 의료원장과 대화하는 것이 순서”라며 “대화 파트너끼리 대화를 나눈 뒤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업 시기에 대해선 “환자 진료가 끝났을 때 할 것”이라며 “진료 상황을 두고 보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조합원 친인척을 채용한 적이 없는데, 홍 지사가 노조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경남도 간부 자녀와 친인척이 의료원 직원으로 뽑힌 적은 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이어 “의료원 경영 부실은 도가 임명한 의료원장들의 무능과 의료원 경영·관리를 위해 도가 파견한 공무원들의 부패가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6년간 임금을 동결하고 다른 지방 의료원의 80% 수준인 임금마저 6개월 동안 받지 못한 조합원을 매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8일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함께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오는 12일 의료원법인 해산 조례안이 도의회에서 심의되고, 13일에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이번주가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