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평균 40점 레오, 압도적 표차로 MVP 선정

삼성화재가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6년 연속 축배를 들었다.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28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끝난 NH 농협 2012-2013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0(25-21 25-23 25-16)으로 완파했다.

3전 전승을 거둔 삼성화재는 이로써 2007-2008 시즌 이래 6년 내리 천하를 통일했다.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 6년 연속 챔프전 우승이라는 위업을 이룬 팀은 삼성화재와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2007~2012년) 두 팀뿐이다.

프로 원년인 2005년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삼성화재는 올해까지 우승트로피 7개를 수집했다.

2007-2008, 2009-2010, 2011-2012시즌과 이번 시즌을 합쳐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아우르는 통합우승을 4차례 달성하고 최고 명문 구단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우승상금(1억원)과 챔피언결정전 우승상금(1억원)을 합쳐 총 2억원을 보너스로 벌어들였다.

이에 반해 대한항공은 챔프전에서 3년 연속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하고 또 준우승에 머물렀다.

준우승 상금은 5천만원이다.

삼성화재의 '쿠바 특급' 레오 마르티네스는 양팀 합쳐 최다인 32점을 터뜨리고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그는 1차전에서 43점, 2차전에서 45점을 몰아 때리는 등 시리즈 내내 경기당 평균 40점씩 기록하고 꾸준한 기량을 펼쳤다.

레오는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 27표 중 몰표에 가까운 23표를 획득, 박철우·유광우·석진욱(이상 1표)을 따돌리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대전 홈에서 1,2차전을 가뿐하게 잡은 삼성화재는 3차전에서 끝내겠다는 듯 1세트부터 승리의 보증수표 레오와 박철우(13점) 양쪽 날개를 적극 활용했다.

대한항공도 네맥 마틴(19점·슬로바키아), 김학민(14점) 쌍포를 앞세워 맹추격에 나섰으나 세터 한선수와 공격수 간 호흡이 맞지 않아 좀처럼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다.

박철우, 레오의 궁합은 1세트부터 척척 들어맞았다.

라이트 박철우가 세트 초반 10점 중 5점을 몰아 때리며 펄펄 날자 10점대 후반부터 레오가 힘을 냈다.

레오는 세터 유광우가 안테나 근처에서 어렵게 뽑아준 공을 가공할 백어택으로 연결한 뒤 3인 블로커를 뚫고 대한항공 오른쪽 코트 깊숙한 곳에 떨어지는 대각 강타를 꽂는 등 타점 높은 공격으로 득점에 앞장섰다.

레오·박철우 콤비는 62%가 넘는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고 1세트에서만 16점을 합작했다.

레오는 마틴과의 이방인 해결사 대결로 치러진 2세트에서도 완승했다.

'에이스 싸움'이라는 신치용 감독의 말마따나 유광우의 손은 고비마다 레오를 향했고, 레오는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보기만 해도 시원한 강타를 내리꽂고 대한항공 코트를 초토화했다.

레오는 2세트에서 오른손이 막히면 왼손으로 밀어넣는 재주까지 선사하며 13점을 퍼부었다.

행운마저 삼성화재편이었다.

3세트 5-3에서 마틴의 백어택을 석진욱이 누워서 걷어낸 볼이 대한항공 코트로 넘어갔고, 센터 고희진이 진상헌의 속공을 블로킹 한 볼이 대한항공 코트 사이드라인에 걸리자 삼성화재 선수들은 쾌재를 불렀다.

통산 7번째 우승을 뜻하는 'V7'이란 글자를 배에 새긴 고희진은 삼성화재 응원단 쪽으로 뛰어가 웃통을 걷어올리고 포효했다.

이 점수를 시작으로 레오의 강스파이크, 유광우의 밀어넣기, 고희진의 속공, 박철우·레오의 블로킹 득점이 정신없이 터진 덕분에 삼성화재는 16-8로 달아나고 우승을 결정지었다.

삼성화재의 우승이 확정되자 7차례의 축포와 함께 통합우승 플래카드가 공중에서 내려와 대미를 장식했다.

삼성화재 선수단은 미리 준비한 우승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만세를 부르며 팬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정규리그에서 삼성화재에 6전 전패한 대한항공은 벼랑에 몰린 챔프전 3차전에서도 이렇다 할 반격 카드를 찾지 못한 채 레오의 원맨쇼에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